박정수 외교통상장관, 일왕 천황호칭 파문..외신기자 간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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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이 13일 서울주재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일왕을 천황으로 호칭해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기자의 질문을 받고 "김대중대통령은한.일간 문호를 개방하고 천황의 방한까지도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 답변을 듣고 있던 일본의 한 특파원은 "한국 언론은 일왕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장관이 천황이라고 말한 것은 외교통상부의 공식입장이냐"고 파고 들었다. 박 장관은 "여러분이 천황이라고 부르는 분을 천황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질문을 한 일본기자는 회견후 "한국 외무장관이 천황 호칭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호칭문제가 논란을 빚자 대변인을 통해 "이에 대한 정부의 공식입장이 있을 수는 없다"며 "미국의 원수를 프레지던트, 영국여왕을 퀸으로 부르는 것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봐달라"고 해명했다. 일본인들의 상당수가 아직도 한국전쟁을 조선전쟁으로, 한반도를 조선반도로 부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천황호칭을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논리가 수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