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톱] 자민련, 선거 앞두고 '흔들'

자민련이 6.4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심각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기초단체장은 물론 광역단체장 연합공천을 둘러싸고 국민회의와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는데다 당내에서는 TK와 충청권의 힘겨루기가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국민회의 자민련간 마찰은 사실 공동정권 출범이후 계속돼 온 현상으로 어느 정도 삐걱거림은 익히 예상돼온 일이다. 인천시장 및 경기도지사 공천과정에서도 가까스로 교통정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강원도지사 공천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 이번에는 그야말로 "폭풍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 13일 열린 자민련의 강원지사후보 선출대회는 양당간 갈등은 절정에 달했다. 자민련은 국민회의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대회를 강행, 한호선 전의원을 후보로 옹립했다. 이 자리에서 자민련은 그동안 누적된 국민회의에 대한 불만을 일제히 성토했다는 후문이다. 또 박태준 총재는 강원도대회에 불참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박총재가 너무 김대중 대통령을 의식하고 있다는 당내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조세형 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의 전화 한통화로 강원도대회에 불참한 것은 당론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부총재단의 성화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다녀왔다고 하면 김 대통령에게도 결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박 총재측은 "총재의 진의를 오해해서는 안된다"며 "박총재가 강원도대회에 갔다면 자민련이 공동정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박총재에 대한 불만은 14일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포항에서 열린 경북도지사 선출대회에 충청권 실세들이 대거 불참했다. 김용환 부총재는 지역구 행사를 이유로, 한영수 김용채 박준병 부총재 등도 이런 저런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다만 박철언 박세직 부총재, 박구일 사무총장 등 TK인사들만 참석했다. 자민련은 이같은 내홍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를 국민회의에 양보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국민회의가 강원도를 자신의 몫으로 주장하는 것은 마치 일본이 독도를 자기땅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가에서는 강원지사 공천문제로 불거진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갈등과 자민련내의 세싸움 양상이 15일 박총재와 김대통령의 주례회동에서 어떠한 형태로 결말날지 주목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