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메이저대회 우승] '박세리 시대'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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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강했다 그녀는 계속 우승할 것이다. 남자프로와 비교한다면 그녀는 어니 엘스의 배짱과 타이거 우즈의 재질을 갖췄다는 평이다. 또 잭 니클로스만큼의 승부욕도 있다. 그녀의 그런 골프는 최종일 16번홀(파5-4백65야드)플레이가 증명한다. 그녀의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로 빠졌다. 메이저대회의 러프세팅은 그 어느대회보다 깊고 거칠게 마련. 골퍼들은 모두가 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핀까지의 거리는 2백10야드에 불과했고 포지션도 2타차 단독선두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린 양사이드는 줄줄이 흰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같은 상황에선 아이언을 잡는 것이 상식. 아이언으로 쳐도 서드샷은 수십야드의 짧은 어프로치가 뻔하기 때문에 버디가 가능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녀는 5번우드를 빼들었다. 그리고 딱 겨냥한 대로 볼은 그린 정중앙을 향해 날았고 실제 굴러 올라갔다. 파5홀 투온. 우승을 완벽히 결정짓는 그녀의 이대회 마지막 버디(6m에서 2퍼트)는 그렇게 잡혀졌다. 승부욕 배짱 재질 러프에서의 우드 선택은 배짱과 승부욕을 상징한다. 배짱이 없으면 그 상황에서 우드를 뽑아들기 힘들다. 그녀는 "골프는 최후순간까지 알수 없다"를 전제로 과감히 공격적 선택을 했다. 한마디로 대단한 승부욕이다. 그녀의 골프재질은 그렇게 친 볼이 실제 온그린된데서 드러난다. 우승을 눈앞에 둔 중압감이나 러프샷의 기술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그녀의 우드샷 클린 히트는 실로 보기드문 골프감각이 아닐수 없다. 그녀는 이제 등뒤에 항상 짊어지고 다니던 첫승에의 중압감을 완전히 떨쳐냈다. 그녀는 "세계최고임을 증명했다"는 자신감과 함께 향후 미국무대 여자프로골프계를 섭렵할 채비를 갖춘 셈이다. 의문점이던 퍼팅도 앞으로는 괜찮을 것이다. 이번대회에서 박세리는 대부분의 샷을 홀 8m 안쪽에 안착시켰다. 대회초반 그녀의 퍼팅이 살아난 것도 그같은 롱게임 호조에 기인한다. 볼이 핀에 붙으면 3퍼팅을 할리 없고 파퍼팅도 쉬워진다. 이번대회에서 드러난 드라이빙및 아이언의 정확도는 향후 대회에서의 퍼팅심리전을 강화 시킬 것이다. 44년 대회역사상 최초로 완승 미델러웨어주 듀폰CC(파71)에서 17일 끝난 98맥도널드 LPGA챔피언십은 "세계를 향한 박세리(아스트라)의 선전포고"를 의미했다. 최종일 스코어는 버디 3개, 무보기의 68타. 4라운드 합계는 11언더파 2백73타로 이는 듀폰CC에서의 최저타수 신기록(종전 10언더파 2백74타)이자 2위권과는 3타차의 완승이었다. 외신들이나 미국언론들은 박의 우승을 "여자골프계의 타이거 우즈 탄생"으로표현했다. 한국나이로 21세, 미국식 계산으로는 20년 7개월째인 박세리는 1988년 리셀로트 노이만(금년 상금랭킹 선두)이후 10년만에 투어 초년생으로서 첫승을 메이저우승으로 장식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단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우승한 것은 1955년 이대회 출범이후 최초였다. 이같은 쾌거는 당연히 지난해 21세의 나이로 매스터즈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와 비교되며 전세계골프계를 전율케 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