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엔화 국제화' 시동 .. 일본 자민당

일본이 엔화를 미국 달러화와 유러화에 버금가는 세계 기축통화로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일본 자민당은 4일 엔화 국제화 소위원회 첫 회의를 갖고 엔화의 국제화를위해 금융관련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국내 단기금융시장을 집중 육성하고관련 세제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자민당은 이를 위해 우선 일본 비거주자가 단기국채(TB) 등 단기금융시장상품을 거래해 얻은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완전 면제하고 국채를 인수하는증권회사에는 수수료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자민당은 이와 함께 엔화표시 채권시장 활성화 단기금융시장 및 국채 유통결제구조 개선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오는 9월까지 마련키로 했다. 일본은 이같은 대책들을 통해 해외투자가와 기업들이 일본국채 등의 단기금융상품을 미국 수준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일본은행은 정부 단기증권도 일반공모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는 3일저녁 게이단렌(경단련)회장과의 면담에서 "해외투자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엔화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단기금융상품의 유통구조를 고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엔화는 그동안 달러화에 비해 국제적인 지위가 계속 저하돼 왔으며 내년부터 유러화가 도입될 경우 입지가 더욱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각국의 통화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91년 8.7%에서 95년 7.1%로 줄어드는 등 달러화(95년 56.4%)에비해 8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본은 지난해 시작된 아시아 지역의 통화위기가 아시아 각국 통화가 연동된 달러화의 대거 이동으로 촉발돼 피해가 증폭됐음을 중시, 아시아 지역의 통화안정을 위해 자본및 무역거래에서 엔화사용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엔화 국제화를 적극 추진하는 배경에는 장기적인 미국 달러화의 가치 하락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깔려 있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무역거래액과 국내총생산(GDP)의 비중(15%)에 걸맞게 엔화의 국제화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