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네탓' 공방속 빅딜파문 봉합 부심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대기업간 "빅딜론"이 재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자 정치권은 이의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은 특히 정부 주도로 빅딜이 이뤄진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따라 자민련과 청와대측은 발뺌하기에 급급하거나 파장의 책임을 서로떠넘기는 모습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정부가 깊이 개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기업 스스로의 자율적인 구조조정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는게 여야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1일 "몇개 대기업이 빅딜을 하려는 것은 사실"이라며"그러나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것"이라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국민회의 김원길 정책위의장도 "어떤 형태로든 대기업들이 빅딜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피해 나갈 길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기업 스스로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자민련은 빅딜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반박을 하지않고 있다. 자민련 관계자들은 "빅딜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김 실장이 "박태준총재에게 물어보라"고 한 발언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상식 이하의 처사"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관련, 박 총재도 "빅딜문제는 높은 분에게 물어보라"며 "기업 상호간에알아서 판단할 일이지 자민련 총재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며 우려되는 책임을 김실장에 전가했다. 그는 또 "빅딜은 차치하고 스몰 딜(small deal)도 모른다"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그러나 박 총재가 대기업에 대한 설득작업을 자신의 경제특보인황경로 포철 상임고문을 통해 진행해 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또 박 총재는 그동안 정부와 대기업간 이견을 조율하는데 상당한 영향력을행사해 왔던게 사실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한 방안으로 빅딜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대화정도가 박 총재와 일부 대기업 총수간에 있었을 것이라는게 현재로서는 대체적인 관측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