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차이나 1년] 중국과 홍콩 : '홍콩 민주화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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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반환됐지만 홍콩에선 민주화에 대한 열기가 거세다. 완전한 정치적 자유가 확보돼야 한다는 요구다. 지난달 실시된 입법회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본토계를 제치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비가 오는 가운데 거행된 톈안먼(천안문)사태 9주년 기념행사에도 그 어느때보다 많은 홍콩 주민들이 참여, 민주화에 대한 열망의 정도를 가늠케했다. 특히 이번 입법회 선거는 투표율과 선거결과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홍콩주민들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3%.홍콩 선거사상 최고의 투표율이었다. 중국 반환 전에 입법권을 장악했었던 민주당(주석 마틴 리)은 20석이 걸린직접 선거전에서 9석을 차지하며 제1당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비슷한 계열인 전선과 민권당을 포함하면 민주계 진영은 직능별 선거(총 30석), 선거위원회 선거(총 10석)를 포함한 총 60개 의석중 18석을 차지하게 된다. 반면 홍콩 업계를 대표하는 자유당과 본토계(베이징계)인 민건련은 각각 10석과 9석밖에 얻지 못해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톈안먼 사태 기념행사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모여 홍콩의 민주화를 부르짖었다. 지난 4일 홍콩 중심가 빅토리아공원에는 빗속인데도 불구하고 4만여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들었다. 중국 외교부는 선거와 관련, "일국양제 체제와 항인항치(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을 실현하는 계기를 이룩한 큰 성공"이라고 논평할 만큼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미 정부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홍콩 반환 1년의정치분야 성적은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주민들도 일국양제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현 홍콩정부와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는 주권반환 당시보다 20~30% 포인트 떨어졌지만 일국양제에 대한 신뢰도는 62%로 변함이없었다. 홍콩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는 정치상황이나 주민들의 시위를 보장하는 것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절실히 바라는 베이징 당국의 장기적인 고려가 깔려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