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이상원 북경초대전 .. 중국 '국제 미술의 해'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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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가 이상원씨가 오는 23일부터 8월2일까지 중국 베이징(북경)의 중국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중국 문화부가 "98중국 국제미술의 해" 기념으로 기획한 이 전시회는 지난 5월 러시아 연해주 주립미술관 초대전에 이은 이씨의 두번째 해외전이다. 이씨의 화가이력은 독특하다. 정규 미술학교를 다닌적이 없는 것은 물론 스승도 없이 그림을 공부했다. 그러나 초상화부문에서 독보적 경지를 개척, 국내외에서 널리 실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닉슨 대통령부부의 초상을 비롯 험프리 부통령 맥아더 장군 등 세계 50여개국의 대통령 및 명사의 초상화를 그려줬을 정도다. 이씨가 순수미술로 방향을 바꾼 것은 40세때인 1975년 국전에 처음 출품하면서부터. 수묵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서구 리얼리즘계열의 조형어법을 구사한 작품을 발표, 주목을 받았다. 작품 소재도 마대 물이끼 폐선 새끼줄 폐타이어 어구 바퀴자국 등 낡고 퇴색해 본래의 모양을 상실해가고 있는 물체, 또는 존재의 흔적같은 것들에서찾았다. "시간과 공간"이란 제목이 붙은 이 작품들은 사물의 탄생과 소멸을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지난해부터는 기존 작업과 함께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 대상은 동해안에 살고 있는 노인과 어부들이다. 겹겹이 붙인 한지위에 수묵과 오일컬러로 그려낸 그의 인물은 살아 숨쉬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고 강렬하다. 긴 시간 파도를 헤치며 살아온 삶의 흔적이 가감없이 표현돼 짙은 호소력을 내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번 베이징전에는 모두 30여점의 작품을 들고 간다. 지난해와 올해 그린 "동해인"연작을 비롯 바퀴자국이나 말라붙은 물이끼를 소재로한 "시간과 공간"연작 등 지난 70년대부터 최근까지 제작한 작품들이다 갤러리 상(730-0030)이 주관하고 대한항공과 힐튼호텔이 협찬하는 전시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