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경영 첫 배상판결] 기업 구조조정 험로 .. 증권가 반응

증권업계는 이번 주주대표소송 승소판결이 주식시장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실요인을 떠안고 있는 상장법인들의 소액주주들이 그 책임을 회사임원및 대주주에게 묻는 소송을 잇달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기존 경영진이 추진하는 구조조정계획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소액주주와 기존 경영진과의 충돌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왜곡돼온 상장기업과 주주와의 관계가 정상화돼 국내 증시풍토가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주주총회에 참석해 경영진의 결정사항에 반대하거나 실적을 비판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또 기업이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합병이나 영업양수도를 추진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반대의사를 표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제일은행 승소사례를 통해 법적인 권리를 인식한 주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소액주주들이 대주주가 계열사에 임의로 자금을 지원하는등의 편법이나 임원의 독단적인 경영행태를 더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조용백 기업분석실장은 "자본시장이 거의 100% 개방된 상태에서 이번 판결은 대주주의 전횡과 경영진의 독단적인 기업운영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경영에 대한 소액주주의 관심을 높여 증시참여자들간의 관계가 선진화될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소액주주권의 지나친 행사는 기업경영활동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도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변호사들이 성공보수를 노리고 소액주주들을 부추겨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많다"며 상장기업들이 지나친경영간섭을 받지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