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I면톱] 새한종금, 거평 나승렬 회장에 손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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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로 인해 2천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은 금융기관이 거래기업이 아닌 대기업회장과 친인척을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새한종금은 26일 거평그룹 나승렬회장과 나회장의 장조카인 그룹 기획조정실장 나선주씨가 계열사간 부당대출과 유가증권 고가매입,주식편법매매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총 2천2백76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며 이들을 상대로 2백50억원의 보증금및 손해배상소송을 서울지법에 제기했다. 기업구조조정과정에서 드러난 부실경영행위를 근거로 대기업 사주에게 직접 손해배상이 청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진 새한종금은 관리인 명의로 제출한 소장에서 "피고들이 사실상 지배주주라는 영향력를 이용,내부거래와 편법대출등 각종 위법행위를 자행해 원고회사의 부실을 초래한 만큼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새한측이 소장에서 밝힌 이들의 위법경영행위는 나선주씨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종금사 업무운용지침을 위반,그룹 계열사인 충남개발산업에 7백억원을 대출토록 하고 지난 2월 충남개발이 자본잠식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출적격업체로 선정,이 회사 발행 어음 3백억원을 할인토록 해 1천억원의 손실을 새한종금에 입혔다는 것. 특히 나씨는 충남산업개발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여신이 금지되어있는데도 이를 피해 동원파이낸스등에 7백억원을 대여한 뒤 충남산업개발에 우회대출토록 했다고 새한측은 주장했다. 새한측은 또 나선주씨가 지난해 1월 계열사였던 대한중석의 서울 명동 신축사옥 매입과정에서 공사비 과다계상과 조흥은행등의 근저당 해지를 위해 각 70억원과 3백억원씩 3백70억원 지난해 1월과 3월 계열사였던 거평유통등 2개사와 대한중석의 비상장주식및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사들여 각 33억원과 73억원씩 1백6억원의 손실등 모두 4백76억원의 손실을 새한종금에 끼쳤다고 주장했다. 나회장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거평산업개발에 7백억원,거평유통과거평패션에 각 50억원등 총 8백억원을 대출토록했으나 이들 회사가 모두 부도후 법정관리를 신청,채권회수가 불투명한 만큼 연대보증을 선 나회장이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새한종금측은 밝혔다. 새한종금은 영업정지직후 금융감독위원회의 정밀자산실사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 소송을 제기하게 됐으며 나회장은 지난 21일 금감위의 요청에 따라 출국금지된 상태다. 한편 새한종금은 지난 8일 그룹 계열사간 부실대출과 주식편법매매등으로 3백90억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며 거평시그네틱스를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 손성태기자 mrhand@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