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한일은행 '짝짓기'] 행장 반응 : 배찬병 <상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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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찬병 상업은행장은 합병문제에 관한한 상당히 말을 아끼는 편이지만 지난 29일 소집한 본부 부실장 회의에선 합병에 관한 기본입장을 비교적 소상하게 털어놓았다. 이날 회의는 예정돼 있지 않았지만 합병에 관한 은행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 은행장이 긴급 마련한 자리였다는 후문이다. 배 행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의 은행규모로는 안되며 대형은행이 돼야만 금융산업을 리딩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면서 "합병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자를 유치한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은행경영을 정상화하는 과정의 한 계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외자유치와 합병을 병행 추진할 뜻임을 강조한 것이다. 배 행장은 특히 부.실장들에게 합병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현재의 분위기를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합병도 살아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부.실장들을 설득했다. 또 "직원들이 많이 동요하고 있는 것 같다"며 "부.실장들이 나서서 직원들을 적극 독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약 10분간의 회의를마쳤다. 그러나 "한일은행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는 등의 구체적인 발언은 없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부.실장을 대상으로 한 배 행장의 "특별담화"와 관련, 상업은행측은 "원론적인 차원의 얘기를 언급한 수준"이라고 주석을 달고 있으나 금융계에선 한일은행과의 합병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