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 중소기업 자생력 키우는 '측면지원' 필요

경기가 악화돼 중소기업대책을 세워야 할 때면 정부는 으례 긴급 자금지원책을 내놓는다. 물론 직접적인 자금지원은 중소기업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다. 그러나 자금지원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중소기업이 스스로 시장을 개척하거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 주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측면지원"은 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수출경쟁력 증대에도 크게 기여한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이 최소한 2-3년은 계속될 전망이다. 때문에 조금은 무모하다 싶어도 다시 수출증대에 총력전을 기울일 때다. 그러나 연간 수출규모가 1백만달러에도 못미치는 중소기업들로서는 수출마케팅을 독자적으로 펼칠 엄두를 못내고 있다. 그동안 힘들게 유지해 온 해외지사망마저 붕괴되어 가고 있다. 누군가 이 공백을 반드시,그것도 빠른 시일안에 메꿔 줘야 한다. 먼저 해외각지에 진출해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대사관의 경제담당부서와 정보전담조직도, 그동안 상사의 지사들이 하던 일을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다. 물론 원천적으로 이익에 민감한 상사만큼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 저것 가릴 때가 아니다. 필요하다면 KOTRA 등에 인센티브제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반성해야 할 점이 있다. 어려움이 닥칠 때면 정부지원에만 목을 맨다. 자구 노력과 경영개선 의지가 부족한 가운데 이뤄지는 자금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돼버린다. 따라서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실효성 높은 측면지원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 해외박람회 참가비용 지원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상품의 수출을 위해서는 해외전문박람회에 참가해 거래선을 발굴하는 것이필수적이다. 그러나 참가비 마련은 쉽지 않은 문제다. 따라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또는 KOTRA 등이 보조하든가, 관련조합이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긴박하다. 수출확대방안 마련에 오랜 시간을 들일 여유가 않다. 필요하다 싶으면 지체없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정부 관계당국의 긍정적인 인식과 조속한 결단을 기대해 본다. 허위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