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Bank '빅뱅'] (2) '외국에선 이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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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합병에 있어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화학적으로 융합된 조직을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금융연구원의 "외국의 은행합병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요인의중요성은 나라마다 달리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은행원이 직급보다는 능력에 따른 보수를 받으며 금전적인 보상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의 원천이 된다. 또한 쉽게 해고되고 쉽게 다른 직장에 재고용되기 때문에 현재 직장에 대한 귀속감이 매우 낮다. 따라서 직원들의 조직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경영층은 조직변화에 대한 직원의 불만이 존재할 경우 금전적인 보상체계라는 "당근"과해고라는 "채찍"을 동시에 사용, 이를 무마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는 이질적인 은행간 합병에 따른 문화적 갈등을 해소하기위한 프로그램 설정에 힘을 쏟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물론 합병은행에서 경영층과 간부를 교차배치하는 경우를 관찰할 수 있으나이는 인적 융합이라는 측면외에도 이질적 업무에의 적응을 통해 합병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미국과는 달리 일본과 유럽의 은행은 보다 위계적이고 직급이 중시된다. 거의 해고되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귀속감이 높다. 따라서 합병이 저절로 화학적 융합을 낳게되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합병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점과 관련, 일본에서는 정공법을 쓰는 대신에 문제를 회피하는데 더 신경을 썼다는 비판이 높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 또는 실질적으로 이원화된 인사조직을 장기간 유지했다. 또 "특별명령차장" 등의 대기직급을 만들어 라인에서 탈락되는 간부의 불만을 무마하고자 하는 사례도 많았다. 물론 직원간 융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도 추진됐다. 예를들어 아사히은행은 조직구성원의 융화를 위해 교와은행 출신을 구사이타마은행 점포로, 사이타마은행 출신을 구 교와은행 점포로 발령하는 방식을 시행했다. 두 은행 직원들간 이해를 높이고자 했던 셈이다. 스미토모은행에서도 지점간 인적교류가 인력융화책으로 시행됐으며 피흡수은행인 헤이와상호은행의 직원들을 새로운 업무에 적응시키기 위한 특별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유럽의 은행들은 문화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기울였다. 이 점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오스트리아의 뱅크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의 ABN암로를 들 수 있다. 뱅크 오스트리아는 신입행원선발, 고과제도, 교육훈련 등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 일체감을 조성하기위한 노력을 했다. 또 새로운 기업문화 정립을 위해 두 은행 직원이 함께 모여 작업과정을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도록 했다. 아울러 전화를 통해 익명으로 직원의 불만사항을 수집하는 등의 아홉가지 구체적 융화프로그램을 수립.집행했다. ABN암로는 간부들을 1백명 단위로 일주일씩 합숙훈련을 시키면서 신은행의비전에 대한 집중적인 토론을 벌이도록 했다. 이와함께 자기은행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대학에 설정해 간부들을 위탁 교육시키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같은 노력이 이들 은행의 합병을 성공으로 이끈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금융연구원은 분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