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 변해야 산다" .. 삼성 경영혁신 박차

"현장을 구조조정하라" 삼성이 인력조정과 함께 현장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궁극적으론 현장의 경쟁력 없인 생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생산재고를 최소화하고 생산공정을 합리화하는데서 나아가 임직원들의 의식개혁까지 포함되고 있다. 재고 제로화에 도전한다=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재고 제로화다. 재고를 줄이는만큼 회사 수익은 많아지기 때문이다. 윤사장이 재고 제로화를 위해 채택한 것은 "서점식 재고관리방식". 서점에서 파는 책의 종류와 수량은 엄청나지만 재고관리는 서점이 아니라 출판사가 맡고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서점식 재고관리에서 고안한 것이 "VMI"(Vendor Management Inventory.공급자 재고관리시스템)방식이다. 이 제도는 부품공급자(협력업체)가 자체 비용으로 재고를 관리하고 사용자(삼성전자)는 공급자 제품을 사용한만큼 대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후정산방식이다. 이를테면 협력업체 창고가 삼성전자 공장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이를위해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에 12주전에 사용부품및 물량정보를 제공하고 4주전엔 확정물량 정보를 주고있다. 협력업체로서도 항상 적정재고를 유지할수 있게 된다. 이같은 방식으로 반도체부문에서만 최근 두달간 1백26억원을 절감할수 있었다. 전임직원의 품질요원화=삼성전관은 미 GE사를 벤치마킹해 "6 시그마"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임직원을 품질관리 요원으로 만들어 제품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이를위해 이 회사는 화이트벨트(WB)그린벨트(GB)블랙벨트(BB)등 4단계의 품질자격증을 마련, 전 임직원이 이 자격증을 따도록 만들고있다. 자격증을 따기위해선 일정기간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품질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시켜야 한다. 품질자격증을 따는 임직원들에만 승격자격이 부여된다. 이회사가 만드는 브라운관이나 LCD(액정소자)가 국제경쟁력을 높일수 있는데는 6 시그마 운동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인력운영의 다기능화=삼성코닝 수원작업장은 요즘 담장 페인트칠이 한창이다. 페인트를 칠하고 있는 사람들은 관리부문 직원들. 그동안 책상앞 서류 작업만을 업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엄청난 변화다. 인력의 다기능화는 생산현장에서도 찾아볼수 있다. "자주제작실"이 그 주인공. 자주제작실은 현장인력이 생산공정 개선에 필요한 장비나 설비들을 자체제작하는 곳이다. 예전엔 공무팀이나 외주를 통해 만들었던 경우가 많았으나 이젠 현장 사원들이 직접 필요한 설비를 제작한다. 기계속으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나 청소를 쉽게 할수 있도록 고안된 시설물등 직원이 직접 제작한 설비는 수원공장 생산라인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다. 의식도 바꾼다=유화는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한번 지어놓으면 관리만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임직원들의 이런 의식을 바꿔 지난 1년동안 1천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 회사 서산 공장단지에는 각 공장별로 이색적인 방이 설치돼있다. "날새는 방"(날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방)"생고방"(생존을 위해 고민하는 방)등이 그것이다. 현장직원과 엔지니어들은 이 방에 모여 생산공정을 조금이라도 효휼화할수 있는 방안을 협의한다. 여기에 확정된 내용은 설비유지를 맡고있는 공무팀과 운전원이 다시 참여해 실제로 생산라인에 적용할때 문제점은 없는지를 검토해보고 라인을 개선하게 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