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믹스] (인터뷰) 이진순 <KDI원장>..실무작업 진두지휘

이진순 한국개발연구원장은 이번 DJ 노믹스 제작의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 원장을 만나 DJ 노믹스의 배경과 의미를 들어봤다. -DJ 노믹스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국민의 정부" 경제철학 혹은 경제 청사진입니다. 80년대 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당시 어려운 미국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 취했던 경제정책을 레이거노믹스라고 부르죠. 마찬가지예요. 국가위기에 직면한 한국경제를 회생시키고 21세기를 준비하는 새로운 경제철학과 비전이 바로 DJ 노믹스입니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이 탄생한 배경은. "경제위기는 기업.금융부문의 심각한 부실과 외환위기에서 촉발됐습니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치경제 정경유착 부정부패가 만연한 탓이죠. 한국경제의 총체적 부실은 이들의 합작품입니다. DJ 노믹스는 이러한 경제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혁하려는 취지에서 나왔습니다. 경제적 자유와 엄격한 자기책임, 균등한 기회보장 등의 원칙을 확고하게 뿌리내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함께 발전시킨다는 것이 DJ 노믹스의 골자입니다" -DJ 노믹스에서 설정하고 있는 정부의 역할과 위상은. "작지만 강력한 정부를 추구합니다. 본연의 역할에는 더욱 충실한 정부입니다. 그외 기능은 대폭 축소하거나 철폐하든지 또는 민간에 이양해 나갈 것입니다. 정부 본연의 임무란 기본적인 법과 제도를 구축하고, 물가를 안정시키며,시장질서를 확립하고, 사회간접자본이나 사회안전망 같은 공공재를 공급하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반면 민간 시장경제에 대한 직접적이고 자의적인 개입은 지양해 민간의 창의와 활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DJ 노믹스가 바라보는 노.사.정 관계는. "노.사.정 합의를 새로운 노사관계 패러다임으로 삼고 있습니다. 과거 정부는 성장논리만을 내세워 민주적인 방법 대신 권위주의적 방법으로 노사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방향을 달리합니다. 노동시장 개혁은 노.사.정이 서로 대화하고 양보하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성공한다는 인식을 깔고 있습니다. 노.사.정 대타협은 노동시장뿐 아니라 한국경제 전분야의 구조개혁에 대한 국민적 합의이자 재도약의 원동력입니다" -DJ 노믹스에서 제시하고 있는 남북경제협력은. "DJ 노믹스가 제시하는 통일론은 "평화 화해 협력"으로 요약됩니다. 통일은 전체 한민족의 삶을 한차원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따라서 신뢰회복및 평화공존 단계를 거치지 않은 통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민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도 없습니다. 먼저 남북합의서 이행을 통해 남북간 경제협력을 제도화하고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해 경협을 활성화, 평화구도를 정착시키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DJ 노믹스 성공을 위한 조건은. "국민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이겨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냉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발상전환과 제도및 의식 개혁을 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제2의 한보와 기아같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치의 틀을 혁신해야 합니다. 다시는 정치적 논리가 경제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죠"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