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전매 허용이후 서울/수도권 아파트 입주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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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분양권전매 허용이후 입주를 시작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소득 감소등으로 입주를 포기하고 분양권을 팔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다 살고 있는 전세집이 안빠져 입주를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과 이달초 입주를 시작한 아파트의 경우입주율이 20%안팎에 그치고 있다. 통상 입주개시일로부터 일주일안에 40~50%정도가 이사를 마치던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특히 교통 주거환경등 입지여건이 다소 떨어져 전세수요마저 별로 없는 외곽지역은 아파트 입주율이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달 31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 구로구 고척동 대우아파트는 9백87가구중1백여가구만 입주한 상태다. 이전 같으면 최소한 전체가구의 40%이상 입주를 했을 시점이나 지금은 입주율이 10%선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인근 부동산업소엔 팔려고 내놓은 분양권 매물이 갈수록 늘고 있으나 거래는 부진한 상태다. 현재 분양권과 전세매물로 나와 있는 물량만도 업소당 평균 30건이상 달한다. 대우건설 김승배부장은 "단기간에 분양권 매물소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워 이달말까지로 예정된 기간내 입주완료는 힘들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입주를 시작한지 1주일 지난 서울 대림동 현대 2차아파트(3백23가구)와 남양주 주공아파트(7백82가구)도 입주율이 20%내외에 머물고 있다. 현대아파트의 경우 80여가구만이 이사를 마쳐 순조롭게 입주가 진행된 지난해말 1차때에 비하면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분양권 전매문의는 하루에 20~30건이상 폭주하고 전세거래도 저조해 입주부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종암동 SK아파트(1천7백83가구)와 성수동동아아파트(3백31가구)도 입주율이 10%안팎에 그치고 있다. 이사를 오는 입주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2~3일씩 기다리던 이전과는 달리 입주현장은 한산하기만 하다. 하지만 분양권 매매를 알선하는 인근 부동산업소는 손님들로 북적대 대조를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건설회사들은 총분양가의 20%에 달하는 잔금 납부실적이 예상보다저조,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주택영업부 최용기이사는 "입주예정자들이 잔금및 중도금 3회차이상의 납부를 꺼리는등 분양권전매 허용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며 "입주부진 현상이 장기화될땐 가뜩이나 어려운 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대형 기자 yoodh@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