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일자) 일본 은행 콜금리인하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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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짜리 콜금리를 0.5%에서 0.25%로 내린 일본은행의 조치는 주목할만 하다. 미국 의회에서 미국 독일 일본의 금리동시인하 주장이 제기된데 이어 나왔다는 점만으로도 그러하다. 물론 0.25%포인트의 콜금리인하는 그 자체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일본경제가 디플레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위해 콜금리를 내리기로 결정했다"는게 일본은행 발표지만, 그것만으로 내수소비를 부추기는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일본은행의 이번 조치가 미국이나 독일의 금리인하를 이끌어내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일본은행의 이번 조치가 시발이 돼 내주중 열릴 G7(선진7개국)재무장관회담에서 세계경제활성화를 위한 공조체제가 도출된다면,세계적인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는 한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한마디로 어렵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미국에서도 금리인하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오는 29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다.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세계경제안정을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히자 다시 폭등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주가가 우선 미국 금리인하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세계경제보다는 뉴욕증시동향에 훨씬 철저한 미국의 뿌리깊은 이기적 경제정책결정 메커니즘을 감안할 때, 주가 상승국면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봐야 한다. "세계적인 지도력부재에 따른 세계경제위기의 가능성"을 더욱 짙게하는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로 봐서는 미국 금리인하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색스스캔들로 탄핵위기에 직면한 클린턴이, 그것도 중간선거를 눈앞에 두고 "미국의 세계경제에 대한 역할"을 강조하며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바로 이같은 미국내 정치.경제상황에다 독일 역시 선거(27일)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주초의 G7회담에서 선진국간 공조체제가 마련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어쩌면 이번 일본의 콜금리인하는 우리 경제에 부담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콜금리인하발표에 따라 즉각 큰폭으로 떨어진 엔화시세는 그런 우려를 더하게한다. 일본이 별도의 엔 방어대책을 마련하지 않는한 당분간 엔화시세가 계속 내림세를 보일 것은 자명하고, 이는 결국 우리 수출에 장애요인이 될 것 또한 분명하다. 결국 우리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불가피할지 모른다. 최근들어 거주자외화예금이 늘어나고 국내에서 외화표시채권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