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학] (뉴테크) 펜 속에도 컴퓨터..필기내용 저장/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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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속에서 컴퓨터가 돌아간다" 멀지않아 펜속에 컴퓨터가 내장돼 종이위에 글을 적거나 그림을 그리면 그 내용이 자동적으로 기억되고 인터넷을 통해 통신까지 할 수 있는 컴퓨터 펜이나올 전망이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 복합공학연구소(ICES)는 최근 이같은 컴퓨터 펜의 개념설계를 완성했다. 이 컴퓨터 펜은 지금 쓰이고 있는 일반 필기구와 겉 모양이 다를게 없다. 펜촉도 달려 있다. 아무 곳에나 글을 쓸 수 있다. 식사를 하거나 거리를 걷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식당의 냅킨이나 식탁위,아니면 손바닥에라도 메모하면 된다. 그러면 펜촉의 움직임이 문자정보로 인식돼 펜속의 컴퓨터에 입력된다. 글은 물론 약도나 도면을 그려도 마찬가지다. "디자인 잉크"로 이름 붙여진 이 펜은 계산까지 한다. 이를테면 종이에 "1+1="을 쓰면 펜 손잡이에 부착한 화면에 "2"라는 숫자가 나타난다. 펜속의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전자우편으로 상대방 PC에 전달된다. 팩스도 보낼 수 있다. 물론 무선을 통해 이뤄진다. 셀룰러폰이 내장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PC에 연결해 쓸 수도 있다. 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 최신호는 이 펜의 설계 내용과 작동원리를 자세히소개했다. 안타깝지만 아직 이 펜은 개발이 끝나지 않았다. 개념 설계가 이뤄져 플라스틱 구리선 목재 등을 써서 모형을 제작한 단계다. 얼마전 이탈리아의 한 잡지가 이 펜의 개발스토리를 소개하면서 당장 실용화할 수 있는 것처럼 기사를 싣는 바람에 ICES 디자인 연구팀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문제는 비싼 값을 주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이런 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 컴퓨터 펜이 실용화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컴퓨터가 소형화되고 있지만 펜 크기의 조그마한 장치에 메모리반도체가속도계(센서) 무선통신장치 등을 모두 집적시킬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ICES 스티보릭 연구원은 "갈수록 빨라지는 전자제품의 소형화 추세를 감안하면 기술적으로 이 문제는 해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자신했다. 두번째 걸림돌은 센서의 정확성이다. 펜의 움직임은 공중에서도 일어난다. 예를 들어 글을 쓰다가 하품을 하면서 펜을 든 손을 움직일 수 있다. 글을 쓸 때의 움직임과 불필요한 동작을 가속도계의 센서가 구별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ICES 연구팀은 펜 뚜껑을 등대처럼 활용 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펜 뚜껑을 메모하는 종이의 한 귀퉁이에 꽂는다. 이 뚜껑과 펜의 센서가 서로 통신을 하는 것이다. 또 잉크가 실제 나올 때만 센서가 작동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센서는 동-서로, 남-북으로, 위-아래로의 움직임을 각각 감지하는 3개의 센서를 집적회로에 담는 형태로 제작 될 수 있다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펜끝의 기울기와 펜의 회전을 감지하기 위한 자이로스코프도 필요하다. 이같은 기능의 가속도계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멀지 않아 개발될게 틀림없다. 이 펜은 인텔로부터 "앞으로 5~10년내에 등장할 컴퓨터의 모습을 디자인 해줄 것"을 의뢰받은 ICES 연구팀이 내놓은 최종안 3개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인텔은 이 펜의 디자인이 제시되기 수년전부터 실제 이같은 펜의 실용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몇가지 기술을 개발해왔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 컴퓨터 펜의 실용화가 컴퓨터 소형화와 첨단 센서기술의 한단계 진보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펜 속에 들어가는 초소형 컴퓨터개발이 새로운 문명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는것이다. 연세대 전자공학과 김재희 교수는 "대량의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반도체가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며 "4~5년내에는 실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