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창간 34돌] 기술/서비스 : 삼성자 '카 내비게이션'

"길눈이 어둡다"는 말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돼버렸다. 웬만한 중.대형급 이상 승용차에는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차량항법장치)이 옵션으로 제공돼 전국 어디든지 지도를 보면서 단숨에 찾아갈 수 있도록 돼 있어서다. 지도를 보느라 한눈을 팔 필요도 없다. "여기서 좌회전하세요" "저기서 우회전하세요"라며 상냥한 여성의 목소리로 안내를 해준다.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이미 국내에 나와 있는 시스템이다. 삼성이 SM5시리즈에 장착하고 있는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한수 위라는 평을 듣고 있다. 삼성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일단 외관부터가 경쟁업체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5.8인치 액정화면으로 가장 크다. 특히 차세대 영상기기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와이드 화면이다. 더욱이 다른 업체의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2차원의 평면지도만으로 보여주는데 반해 삼성의 시스템은 3차원의 버드 뷰(bird view)방식이다. 새가 하늘을 날면서 바라보는 조감 방식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따라서 자기 차량 인근의 상세정보는 물론 원거리 정보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다. 산과 건물의 입체적인 디자인을 입체 아이콘으로 표시해 사용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실제 주변경관에 근접한 화면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화면에 손가락을 대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사용, 외부 스위치를 대폭 줄이고 조작을 편리하게 한 것도 색다른 기능이다. 기능도 다양하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가장 빠른 경로를 미리 파악해 알려주는데 서울~부산간 경로탐색에 40초가 걸릴 뿐이다. 특히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은 한국지형에 강하다는 다양한 음성안내 방식이다. 기존 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직진 좌.우회전 등 일부 국한된 방향전환만을음성안내하는데 반해 이 시스템은 직진과 U턴 좌.우회전에 2시방향 단위로 안내를 한다. 모두 8개방향을 안내하는 셈이다. 또 교차점까지 남은 거리와 고속도로 진.출입구 안내, 분기점 안내등 주행중 필요한 모든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교통사고나 도로공사 등으로 도로가 정체될 때는 이미 찾은 경로를 우회해 갈 수 있도록 우회도로 탐색기능을 추가해 우회범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있어 눈앞에 벌어진 교통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 자동으로 경로를 다시 탐색해주는 기능도 물론 들어있다. 차량마크 방향을 북쪽으로 두거나 진행방향으로 둘 수 있는데 진행방향으로둘 경우 차량 회전때마다 10도 간격으로 끊임없는 화면을 표시해 주행방향과 항상 일치하는 지도를 볼 수 있다. 삼성은 이같은 기능에 더해 내년에는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쌍방향 정보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휴대폰을 이용한 교통정체정보 및 각종 생활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게 된다. 교통정보시스템은 각 도로의 정체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차내에 장착된 내비게이션 화면에 정체 정도에 따라 색을 달리하면서 표시를 해준다. 경로 안내시에는 정체를 피해 최적의 경로를 다시 안내해 빠르고 쾌적한 운전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문기사나 날씨 증권정보 쇼핑정보 여행정보 등 생활정보서비스는 PC통신을 사용하듯 내비게이션 화면상에 표시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