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국 M&A시장 접근' 세미나] (상) 강연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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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은 창간 34돌을 맞아 대한상의와 공동으로 미국 C&K캐피털의 대니얼 몬타노 사장과 유럽 최대의 M&A업체인 앙거만M&A의 한스 베트제 사장을 초청, "유럽과 미국의 M&A및 자본시장 접근방법"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기업들의 외자유치를 돕기 위해 마련된 이번 세미나의 내용을 2회에 걸쳐 지상중계한다.======================================================================= 몬타노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은 투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마음뿐이지 실제 투자를 성사시키는데 필요한 전략과 액션플랜은 갖고 있지 않다. 투자유치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위해서는 우선 미국 자본시장의 속성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자본시장이다. 전세계의 나머지 모든 자본시장을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아시아 경제위기 이전에도 신흥시장에 대한 전세계 투자거래의 70%가 미국을 통해 이뤄졌다. 위기이후에는 이 비중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미국자본시장의 보장을 받아야 신흥시장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그나마 덜어지기 때문이다. 2년전에 미국을 통한 투자가 중요했다면 앞으로 2년후에는 필수가 될 것이다. 한국기업들도 미국의 자본시장을 모르고서는 투자유치에 성공하기 힘들다. 미국의 자본시장에 대해 한국기업들이 알아야할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 투자자들이 현금을 내놓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점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은 "현금은 왕이다(Cash is the King)"라는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이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같다. 한달전에 한국기업들과 투자상담을 한 적이 있다. 이 기업들은 하나같이 번쩍이는 건물, 방대한 공장, 첨단기술에 대한 자랑을 늘어 놓았다. 그러나 내 질문은 오로지 "그걸로 돈을 얼마나 벌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둘째, 투자자들에게서 돈을 끌어내려면 회사에 대해 완전히 공개해야(complete disclosure)한다. 미국 자본시장의 유일한 요구사항은 완전공개다. 투자자들에게 모든걸 털어놓으면 미국시장에서 돈을 끌어모을수 있다. 완전공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미국 플로리다의 한 비즈니스맨이 은퇴후 살아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기 주식을 팔아서 3백만달러를 벌어 은퇴자금으로 썼다. 그런데 이 거래에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3백만달러에 대한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 비즈니스맨은 거짓말을 한게 아니라 계획을 솔직하게 밝혔다는게 이유였다. 미국에서는 어떤 이유로든 자금을 조성할수 있다. 법적인 요건은 진실을 얘기하는 것, 목적을 솔직히 밝히는 것이다. 요즘 한국의 기업회계가 투명하지 않다는게 장애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한국의 회계기준에 대해 흉보는 걸 보면 우습기 짝이 없다. 회계란 과학이 아니다. 그저 회사에 대한 진실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기술(art form)일 뿐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이지 미국이나 한국이나 회계가 정확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의 은행들도 금융파생상품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면 회계상 2천억~5천억달러씩 차이가 난다. 따라서 진짜 투자가들은 재무제표를 믿지 않는다. 자기들이 나서서 직접 조사를 한 뒤에야 돈을 내놓는다. 그럴듯한 재무제표를 내세워 투자자를 속이려고 들어도 결국 검증과정에서 들통나게 돼 있다. 모든 한국기업들도 마음만 먹으면 수개월내 미국식 회계기준에 맞출수 있다. 회계투명성만 갖춘다고 당장 돈을 끌어들일수 있는게 아니다. 투명한 회계는 투자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작일 뿐이다. 셋째, 투자유치도 세일즈다. 기업들은 치밀한 판매전략을 가지고 투자자들을 쫓아다니면서 전략을 설명하는 적극적인 세일즈를 해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투자자들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컴퓨터를 만들어놓고는 사람들이 와서 사주길 앉아서 기다리는 것과 같다. 돈을 원한다면 투자가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투자는 치약이나 자동차처럼 파는 것이다. 투자자를 유혹하려면 전략이 있어야 한다. 이게 없다는 점이 한국기업의 가장 큰 맹점이다. 투자할 이유를 만들어내는게 전략의 핵심이다. 현재 C&K캐피탈은 그리스 선박회사에 일본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프로젝트를진행중이다. 그리스업체는 일본투자자들에게 7%의 이자와 함께 선박을 담보로 제공한다. 그런데 실제 일본 투자자들은 1~2년 이내에 32%의 수익율을 얻게 된다. 일본에서는 선박을 2년에 걸쳐 감가상각을 함으로써 세금상 혜택을 받기 때문에 이런 수익율이 가능하다. 이게 상품이다. 현금에 대해 32%의 수익을 올리면서 담보(선박)까지 잡을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상품이다. 한국기업들은 투자상품을 어떻게 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것인가를설계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프리젠테이션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C&K캐미탈은 지난 3월에 생명공학회사를 설립하면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그때 첫 마디가 "99년 가을에 이 기업을 상장하면 투자자들에게 수백만달러가 돌아간다"는 얘기였다. 투자자금이 어떤 경로를 통해 얼마나 불어나서 언제쯤 투자자의 호주머니에되돌아 오는지에 대한 사이클을 보여 주는 일이 프리젠테이션 맨 처음에 등장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해야 투자가들이 관심을 가진다. 한국은 분명 기회의 땅이다. 기회의 냄새를 맡기 때문에 나같은 투자자들이 한국에 오는 것이다. 전세계에는 투자처를 찾아 떠도는 돈으로 넘쳐나고 있다. 한국기업은 노회한 투자자들의 먹이가 되서는 안된다. 치밀한 전략을 짠뒤 투자자금을 포획하는 사냥꾼이 되길 바란다. ----------------------------------------------------------------------- [ 몬타노 누구인가 ] 몬타노 사장(50)은 미국의 종합금융회사인 C&K의 사장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기업재무 학사및 석사학위를 딴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페퍼다인대 등 7년간 4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반도체테스트장비업체, 컴퓨터, 부동산, 식품,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14개 기업에서 CEO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지난 30여년간 투자활동도 병행, 총 20억달러어치를 투자했다. 주요 저서로는 "21세기의 증권브로커-새물결(The 21st Century Stockbroker-A New Wave)" "위기상황에서의 기업경영(How to Manage an Enterprise in Crisis)" 등이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