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경제상식) '경제의 어원'

경제를 보는 눈은 동양과 서양이 서로 다르다. 양쪽의 시각차는 경제의 어원에서도 드러난다. 영어의 이코노미(economy)는 그리스말로 집을 나타내는 "오이코스"(oikos)와 관리를 뜻하는 "노미아"(nomia)를 합친 "오이코노미아"(oikonomia)에서 나왔다. 따라서 이코노미란 "집안 살림을 관리한다"는 얘기다. 반면 동양에서 말하는 경제는 "경제제민"의 준말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코노미는 집이란 작은 단위에서 유래된 반면 경제는 국가라는 큰 단위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제행위의 구심점을 개인으로 보느냐, 정부로 보느냐의 시각차를 반영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합리적인 경제행위가 곧 국익 개선에 기여한다는 입장인데 비해 동양에선 나라를 잘 다스려야 도탄에 빠진백성을 구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같은 접근방법의 차이는 실제 경제운영 방향을 결정하는데도 반영된다. 경제학의 시조인 영국의 애덤 스미스가 지은 "국부론"은 "개개인이 스스로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그것이 국가의 이익 극대화를 가져온다"고 봤다. 반면 동양에선 농사가 잘돼 풍년이 들면 임금이 나라를 잘 다스린 결과라고여겼다. 과거 정권에서 보여준 민주주의를 희생한 성장제일주의도 이같은 맥락에서이해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