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창출 캠페인] (11) (기고) 실업 단기처방 오히려 '독'

김태기 실업자가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업문제는 경제전반의 위기로 인한 수요의 감소뿐 아니라 구조조정에 기인한 것이다. 실업에 대한 노동시장의 취약성까지 감안한다면 실업문제는 장기화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실업대책은 단기정책에 치중해 있다.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정책전반의 운영계획은 제시되지 않은채 미시적인 정책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화 세계화에 따라 일자리 창출의 원리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의장기적인 모습을 전제하지 않은 실업대책은 실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실업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향후 정부의 경제정책은 신서비스산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앞으로의 일자리는 주로 정보 통신 영상산업 교육및 인력산업 관광산업 생명공학 등 신서비스업에서 창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서비스산업이 21세기를 앞둔 정부의 화두가 돼야 한다. 마치 60-70년대는 경공업, 70-80년대는 중화학공업과 건설업이 화두였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에는 이들 분야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농촌 등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력을 흡수했다. 그런 역할을 이제는 신서비스사업이 맡아야 한다. 이들 산업은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관건이 된다. 정보 통신 영상산업의 경우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 보급 유통체계의구축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 줘야 한다. 또 신기술의 적극적인 수요자가 되어야 한다. 교육및 인력산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대폭 폐지 또는 완화시키고 이러한 산업에 필요한 인력의 양성을 지원해야 한다. 규제철폐는 신서비스산업을 키우는 핵심적인 수단이다. 제조업분야 규제는 어느정도 풀렸지만 신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는 아직도철옹성처럼 남아 있다. 신서비스산업을 단순히 내수산업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올 5월 독일 바스프사에 라이신사업부문을 매각한 대상의 경우 총 5억1천4백만달러의 매각차익중 기술매각이익이 4억7천만달러를 차지했다. 반면 자산매각이익은 4천4백만달러에 불과했다. 생명공학이라는 새로운 서비스산업의 성과를 해외로 수출하면서 자산매각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은 셈이다. 일본의 만화와 게임산업도 엄청난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 신서비스산업에서의 고용창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부 문화관광부과학기술부 등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 과거 상공부 건설부 등이 맡았던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견인차 역할을 이제는 이들 부처가 떠맡을 차례다. 이들 부처의 장관들은 주요한 경제정책 결정과정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기존 제조업의 중소기업도 중요한 일자리 창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하청중소기업을 전문중소기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기술 영업 자금분야등의 전문인력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 해외시장과 기술동향 등에 대한 정보를 중소기업이 쉽게 활용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련연구기관들이 중소기업지원에 달라붙어 지원하는 틀이 필요하다. 전문중소기업에 대해 종업원주주제도와 스톡옵션제도활용을 유도하는 것도좋은 방법이다. 고용창출에는 특히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나서야 한다. 지금 광역자치단체의 생산규모나 수출규모는 70년대 국가전체규모를 능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박정희 대통령시절 만큼 수출과 고용창출에 노력을 기울이는 단체장은 별로 없는 것같다. 지자체는 전문중소기업을 지역사회 발전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행정및 재정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지자체장들은 전문중소기업들의 애로를 정기적으로 듣고 수출 등을 독려하기 위해서 전문중소기업 수출지원및 발전회의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