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3일자) 시화호 오염부터 해결해야

시화지구 3천5백만평을 "반월특수지역"으로 추가지정했다고 한다. 시화호 북쪽 3백59만평은 첨단산업단지로, 남쪽 1천8백27만평은 도시용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의 극심한 공장용지난 등을 감안할때 공장용지 및 택지공급을 늘리겠다는데 반대해야할 까닭은 없다. 그러나 시화지구라면 얘기는 다르다.시화호의 심각한 환경오염을 더욱 가중시킬게 너무도 분명한 새로운 공단과 도시조성이 몰고 올 부작용을 생각해봐야 한다. 특수지역 지정을 발표하면서도 시화호 환경오염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말이 없었다니, 엄청난 돈이 투자되고 그 영향이 말할 수 없이 큰 대규모 국토개발사업이 이런 식으로 추진돼도 좋은지 정말 걱정스럽기만 하다. 시화호는 몇달전부터 하루 두차례씩 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채우고 있다.심각한 오염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수호로조성해 공업 및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투입한 5천여억원이 사실상 날아갔다는 얘기로 통한다. 이번에 3천5백만평을 추가지정한 것은 시화호를 다시 담수호화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3백59만평의 첨단산업단지 및 1천8백37만평의 도시용지외에 1천1백만평의 농업용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지금도 오염돼 쓸 수 없는 시화호 물을 지금보다 공장과 인구가 두배로 늘어난 상황에서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담수호물"이 되게 하겠다는 계획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다. 시화지구 개발은 당초 인구 15만명 정도를 전제로 계획.추진됐다. 지금 안산시 인구만도 60만여명에 달한다. 이번에 건설부가 지정한 3천5백만평은 기존 반월특수지역과 비슷한 면적이다.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 지역인구가 1백만명을 훨씬 웃돌게 될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용수.도로.환경등 다각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세운뒤에 개발을 시작해야한다는 얘기가 된다. 우선 관건은 시화호다. 환경오염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용수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이 문제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시화호를 깨끗하게 만들어 이 물을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게 환경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용수 때문에도 개발계획은 전면 재조정돼야 한다. 첨단산업단지로조성하면 공업용수 소요량은 많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팔당수계의 물을 끌어온다 하더라도 농업용수가 문제가 된다. 1천1백만평으로 잡고 있는 농업용지는 별도의 대책이 없는한 어려울 수밖에 없다. 더욱 가중될 시화호 오염은 더 큰 문제다. 새로 조성할 도시주민들의 생활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 반월특수지역 확대지정이 또 지난번 전철을 되풀이해선 안된다. 엄청난 세금을 낭비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꼴이라면 공장용지난이 계속되더라도 아니함만 못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