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조각품' 1조매출 꿈꾼다..이면우교수 '관광상품' 개발
입력
수정
이면우(54) 서울대 교수(산업공학과)가 "기발한 관광상품"을 개발, 시판에 나섰다. "W이론" "신창조론" 등으로 유명한 그는 최근 종이로 조립하는 관광상품을 잇따라 시중에 내놓고 있다. 이 교수의 소재는 우리의 문화재.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특정문화재를 종이에 축소재현시켜 이를 조립할수 있게 한것. 첫작품은 창덕궁의 인정전을 본뜬 종이조립품. 두번째 작품은 종이거북선이다. 이런 관광상품의 산실은 이교수가 주축이 돼 세운 벤처기업 "페이퍼 매직"이다. 지난 8월에 설립된 이 벤처기업에는 전국 각 대학의 학부생 및 대학원생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페이퍼매직에서 내놓은 이 관광상품은 이미 2개의 실용신안 특허를 받은 상태. 그만큼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돋보인다는 얘기다. 이 종이 조립품은 교보 종로 영풍 등 대형 서점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2개월만에 1천만원 넘게 팔렸다. 관광상품 전문판매점에 전혀 입점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성은 이미 입증된 셈이다. 이 교수는 오는 12월 중에도 3개 가량의 작품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앞으로 대리점을 모집, 내수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871-7025. 이 교수의 구상은 원대하다. 한국문화 상품뿐 아니라 세계적인 외국문화까지 상품화해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문화유산시리즈"도 계획중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각국의 문화유적지 5백여곳을 모두 모형 종이 조립품으로 만들 생각이다. 인정전 조립상품의 겉면에 "시리즈I"이라는 글귀가 박혀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과 "메카"등이 이 교수가 겨냥하고 있는 다음 작품들이다. 앞으로 반도체 칩을 활용, 궁중음악이나 조명기능까지 첨가시킨 최첨단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시리즈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면 2003년께는 1조원 매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첫 작품인 인정전부터 영어 일어 중국어 한국어 등 4개 국어로 매뉴얼을 제작한 것도 수출을 고려해서다. 이 교수는 우선 세계 유명관광지마다 현지 합작사를 선정, 수출 판로를 확보할 방침이다. 회원제도 이 교수가 준비하고 있는 비장의 마케팅 기법. 탄탄한 성장을 위해서는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회원제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회원에게는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발송해주는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이들 전략을 통해 "세계적 완구업체인 레고의 시리즈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게 이 교수의 포부다. 사실 이 교수의 창업에는 한국경제신문사 독자들이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초 이 교수가 본지에 연재한 "신창조론"에서 "전국 대학생 벤처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주창했던 것이 계기다. 이에 수많은 독자들이 "그러면 당신이 모범을 보이라"고 독촉을 했던 것.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직접 벤처기업을 창업하게 됐다고 이 교수는 털어놓았다. "전통문화에 최첨단 기술을 결합해 만든 것이 바로 종이조립 모형세트입니다. 한국도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사업을 성공시킬 각오입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