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기업은행 모란회' .. 정성희 <모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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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은 향기없는 꽃이다. 어려운 이웃을 찾아 모란꽃처럼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모임이 있다. 1천5백여 기업은행 여직원들 모임 "모란회"다. 22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모란회가 정기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주는 곳은 다양하다. 지체장애자시설 "사랑손", 무의탁노인들을 위한 "성우회", 행려병자를 위한 무료병원 "요셉의원" 등.. 또 낙도 어린이들에게도 정기간행물을 매달 보내 주기도 한다. 은행에서 쓰다 바꾼 구형 컴퓨터를 싼 값에 구입, 불우청소년들을 위한 시설"작은 자매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모란회는 여직원들만이 참여하는 모임이 아니다. 임직원들의 "끝전 모으기"로 봉사활동기금의 일부를 지원받는다. 급여를 받을 때마다 끝자리 돈을 거두는 것이다. 기회가 생길때마다 은행내에서 바자회를 열어 그 수익금을 활동자금에 보탠다. 전산정보부 남직원들은 모란회와 함께 "작은 자매회"에 찾아가 컴퓨터를 수리해 주기도 했다. 모란회는 기업은행 모든 임직원들의 아낌없는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란회 봉사활동을 말 그대로 "드러나지 않게" 하다 보니 활동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지체장애아, 무의탁노인, 집없는 아이 등을 대할 때마다 더 찾아보고 더 도와주고 싶다. 하지만 일손과 돈이 딸린다. 그래서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모란회 활동을 홍보할 예정이다. 활동의 폭을 넓혀 영업점별 또는 지역별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펴 나갈 계획이다. 어려운 이들을 만나게 되면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그리고 평생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이들을 보면 존경과 부끄러움을 함께 느낀다. 올 겨울은 IMF 등으로 가난한 우리이웃을 그 어느 때보다 춥게 할 성 싶다. 어느 때보다 서로를 보듬어 줄 따스한 손길이 필요하리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랑의 향기로 우리이웃을 조금이나마 더 따스하게 품고 싶은 모란회가 사랑의 빨간 모란꽃을 보다 활짝 피울 수 있기를.. 정성희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