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고지신] '민족형식'

오즉구기사당사송 이욕인왈허자지시야. 나는 나의 시가 당나라 사람이나 송나라 사람을 닮는 것이 두렵다. 나는 사람들이 나의 시를 보고 허 아무개의 시라고 말해주기를 바란다.----------------------------------------------------------------------- 허균이 이손곡에게 주는 글에서 한 말이다. 우리나라 사대부 문인들의 대부분이 그들의 시문을 지음에 있어 중국의 당이나 송대 문인들을 배우고 이를 모방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을 때 조선 사람으로서의 독창성을 중시하고 문학의 민족형식을 주장한 소중한 견해이다. 박지원도 "우리네 산천과 언어풍속이 중국과 다르고 시대가 한.당 때가 아닌데 마냥 중국것만 배우고 그 체를 따르기로 한다면 겉모양은 훌륭해질지 모르나 알맹이는 천속한 것이 되고 말 것이며, 그 체가 비슷할수록 말은 거짓스러워질 뿐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연암집에 보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