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야간스키' .. 겨울낭만 '달빛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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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9시20분 경기도 이천 지산포레스트스키장. 온도탑 표시기는 영하9.9도를 나타냈다. 스키장 내장객은 줄잡아 1천여명. 꼬마들이 간혹 눈에 띄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20~30대 직장인들이다. 업무가 끝난 후 넥타이를 맨 채 경부고속도로로 40여분 달려왔다. 주차장에는 6백여대의 차량이 서 있다. 레저업계에 따르면 올 시즌 스키인구는 지난 시즌에 비해 20~40%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직장인들의 수도권 야간스키 인구 증가가 내장객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산을 비롯 양지, 베어스타운, 천마산, 서울리조트 등 5개 스키장 야간입장객이 지난해보다 늘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관리체제가 장기화하면서 젊은 직장인들의 불안심리는 상당히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야간스키는 직장인들에게 자유와 낭만이 숨쉬는 "스키의 꽃"이다. 우선 4시간 정도 즐기는 야간스키는 시간을 절약할 뿐 아니라 업무부담도 적다. 주말낮 스키장에는 평균 8천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야간스키장엔 주간에 비해 입장객이 적어 호젓함마저 느낀다. 스키장의 할로겐 불빛이 빚어내는 "낭만"도 충만하다. 야간스키장에는 짝을 찾으려는 "나홀로"내장객의 시선들이 따갑게 교차한다. 야간스키는 자신을 표현하기 더없이 좋은 기회. 일상탈출에서 오는 여유와 밤의 조명이 용기를 배가시켜 주는 것이다. 입장객들의 복장은 빨강 노랑 등 원색의 향연이다. 얼굴에는 형형색색의 페이스페인팅과 야광칠 무늬들이 선명하다. 스키강사 이지선씨는 "야간스키장은 훨씬 자유롭고 화려하다"고 압축한다. 주고객이 젊은 남녀들인데다 어둠과 조명아래서 자신을 한껏 드러내기 때문이다. 설질도 야간에 좋다. 스키장측이 야간 개장을 위해 오후4시께면 눈고르기작업을 실시한다. 주의사항 =스키어들의 시야가 좁아지는게 문제다. 불을 밝힌다 해도 태양광보다 어둡다. 때문에 초보자가 스키를 시작하기는 약간 위험하다. 호기심과 분위기에 휩쓸린 야간스키는 금물이다. 야간스키장 가는 법 =지산과 양지스키장 등에는 오후4~5시께 서울 강남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운행된다. 엔담레벤처(02-722-8812)는 2만7천원을 받고 베어스타운스키장 야간투어상품을 판매한다. 리프트 렌털 교통비 보험이 포함돼 개별입장 비용보다 싸다. 상일관광(02-2215-0707)과 하나투어(02-730-6011)는 지산스키장에서 야간스키투어를 갖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