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국민-장은 내분격화..국민은행, 총파업불사 등 강경

장기신용은행과 합병한 국민은행이 장은출신의 직급조정을 둘러싸고 극심한내분에 휩싸였다. 이에따라 시너지효과를 거두기는 커녕 일부 은행업무마저 마비되는 등 합병후유증이 심화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장은 출신들의 직급문제다. 이질적인 기업문화와 패권의식도 내분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보수는 30%이상 많았던 장은출신들이 양보해 국민은행 수준에 맞췄다. 그러나 장은출신이 같은 또래의 국민은행출신보다 직급이 높아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국민출신들의 반발을 샀다. 국민은행은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 11일 장은출신에 대해 직급을 유지한채 직위를 국민출신의 나이에 맞춰 강등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국민출신이 장악한 노조측의 거부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내분 격화 =1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출신 일부 직원들은장은출신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고 집기를 치워버리는 등 장은출신들을 집단적으로 따돌렸다. 이사회 의장인 오세종 전 장기신용은행장도 국민출신들이 명동 본점 출근을저지하는 바람에 합병은행 출범후 보름째 사무실에 들어가보지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본점근무자의 경우 합병후 본점에 근무토록 한다는 작년 10월 행장간 합의와 달리 지난 8일 50명 안팎의 장은출신 본점 발령자를영업점으로 "역발령"을 냈다고 장은 출신들은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노조는 공개적으로 장은 출신에 대한 승진및 승급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분은 오는 21일 부.점장, 29일 3급, 2월 5일 4급, 8일 5급 등의 순으로 이뤄질 인사를 전후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에대해 국민은행 노조측은 "장기신용은행은 국민은행이 구하지 않았다면퇴출될 은행이었다"며 "그런 은행의 직원을 우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은 출신들은 "대규모 감원과 불리한 합병비율로 손실분담은 충분히 이뤄진만큼 불이익이 계속될 경우 각계에 탄원서를 내거나 명예퇴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근저지 등에 대해선 "인권유린행위"로 규정, 법적 대응을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감독당국의 입장 =당국은 국민은행 내분을 몰고온 직급조정문제에 대해서도 "시대착오적인 다툼"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이제 나이와 수를 따지는 시대가 아니다"며 "은행인사가 능력과실적을 중심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국민은행의 내분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특별검사를 벌여 경영진과 은행에 대해 문책한다는 원칙아래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