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집중분석] (6) '주택은행'..'주주이익 극대화'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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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이익을 최대화하겠다는 신임행장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택은행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상향조정한다" 지난해 12월 16일. 외국인투자자들의 이목이 주택은행으로 쏠렸다. 이날은 주택은행이 국내외 은행담당 분석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가진 날이었다. 영국계인 SBC워버그 증권은 이 행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이같은 투자의견 상향조정을 발표했다. 이후 주택은행을 사자는 외국인의 주문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말 동남은행 자산.부채인수가 결정될 당시 34~35%를 오가던 외국인지분율이 12월17일에는 43.47%로 높아졌다. 지난 19일에는 외국인지분율이 49.52%에 달했다. 한달남짓 동안 무려 5백40여만주를 매수한 것이다. 다른 국내 은행의 주식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꺼리던 외국인들이었다. 주택은행이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초 김정태 전동원증권사장이 신임행장으로 선임된 게 주요 계기였다. 김행장의 신임 일성은 투명경영과 주주가치의 극대화로 초우량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우선 몸집을 가볍게 했다. 지난 97년말 1만2천1백76명이었던 인원을 지난해말 현재 8천5백20명으로 30%나 감축했다. 여기에다 미국식 부행장제 도입, 능력위주의 인사, 외부전문가영입등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또 주주우선 경영을 위해 재무제표를 공개키로 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구경회 연구원은 "재무제표 공표를 통해 깨끗하게 새출발하겠다는 의지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이익을 내도 불분명한 충당금적립요건등으로 재무제표를 못믿었기 때문에 외국인이 투자를 꺼렸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일단 주택은행은 합격점을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영업실적 =대출금의 80%이상을 일반 주택자금으로 대출해주고 있다. 주택담보등으로 다른 은행보다 대출회수율이 높다. 그만큼 대출자산의 건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그동안 실적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97년에는 1천83억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98회계년도 순이익은 3천13억원의 적자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감독원 기준으로 결산할 경우에는 순이익이 6백20억원정도로 추정됐었다. 주택은행의 이같은 적자전환은 "의도적인"적자결산때문. 바로 "새출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향후 예상되는 손실을 98년도 재무제표에 최대한 반영했다. 우선 기아차.아시아차에 대한 부채탕감으로 6백42억원, 성업공사에 대한 부실채권매각손으로 8백97억원, 폐쇄된 동서.고려증권 단기여신 8백32억원,JP모건 파생상품소송관련 1억5천만달러등을 손실로 앞당겨 반영했다. 특히 오는 2000년부터 바뀌는 국내 은행들의 충당금적립 기준인 "채무상환능력"기준을 미리 적용, 3천1백2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은 충당금을 대출금 연체기간별로 계산해 적립해왔다. 이처럼 미래부실요인을 말끔히 반영, 99회계년도부터는 흑자가 예상된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순이익이 3천4백억원으로 전망된다"며 "자기자본이익(ROE)율도 97년말 9.4%에서 17.5%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조병문과장은 순이익규모를 3천2백40억원으로 추정했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인 이자수입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각종 수수료등 업무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조과장은 전망했다. 98년 기준으로 주택은행의 예대마진이 3.5%였으나 99년에는 3.4%정도로 소폭 낮아지고 반면 업무이익은 약1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BC워버그증권의 윤용철 조사부장은 주택은행이 올해 2천3백80억원,2000년에 3천2백70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재무구조 =은행의 재무구조 우량성 판단기준은 역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우종택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6월 현재 주택은행 자기자본비율은 BIS기준을 웃도는 8.2%였다고 밝혔다. 당시 BIS기준을 넘어서는 몇안되는 은행중 한곳이었다. 동원경제연구소의 구 연구원은 주택은행이 98회계년도에 미래부실요소를 당겨 반영했기 때문에 올해 BIS비율이 10.0%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은행인수에 따른 손실은 정부가 예금보험공사 채권으로 보상할 예정이어서 악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은행측은 외자유치등으로 재무구조를 더 건실화한다는 계획이고 올해말 무수익여신비율을 지난해말보다 0.5%포인트 높아진 8.65%로 추정하고 있다. 주가전망 =지난 6월말 동남은행 인수로 동반부실화가 우려돼 4천원대까지밀렸으나 외국인매수세로 최근 1만6천원대로 올라섰다. 동원경제연구소의 구 연구원은 올해 순이익과 경영혁신등을 감안, 적정주가수준이 1만9천~2만원대에서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경제연구소의 우 연구원은 은행주가 조정을 받고 있어 단기적으로 직전고점인 1만7천5백원이상을 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의 조과장은 현재의 주가가 다소 고평가돼 있다며 주당순자산가치로 볼때 1만2천원선이 적정하다고 분석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