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장밋빛 선심공세' 비판..그린스펀 '연두교서' 반론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맞 부딛쳤다. 그린스펀 의장은 20일 바로 전날 클린턴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통해 발표한 재정 운영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사회안전기금의 주식 투자는 위험하고 최저임금 인상도 인플레 유발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린스펀이 제기한 반대론의 골자. 대대적인 선심공세로 진흙탕같은 르윈스키 스캔들에서 탈출하겠다는 대통령의 계획에 중앙은행 총재가 찬물을 끼얹어 버린 셈이다. 그렇다고 그린스펀 의장이 일방적으로 공화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공화당이 추진하고 있는 감세 정책도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린스펀이 대통령과 행정부, 나아가 정치권에까지 이처럼 냉정한 비판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지난 88년 FRB의장에 취임한 이래 그가 보여준 정책판단들이 절대적인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공화당 소속이긴 했지만 레이건 부시 클린턴 정권과 함께 해온 11년동안 철저하게 "정치중립"을 유지해왔다. 경제계는 미국 경제가 사상최장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도 그린스펀의 절묘한 금리정책 덕분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실 그린스펀의 권위는 이미 대통령의 그것을 넘어서 있다. 포쳔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 파이낸셜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98년)"이 그에게 붙어다니는 상표들이다. 특히 지난해 세차례나 금리를 인하,세계 금융위기를 잠재워 버리면서 그는 "세계 경제대통령"으로써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경제외엔 내세울 게 없는 클린턴 대통령은 바로 그 경제문제로 이번에 한방을 먹은 셈이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