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성 재경장관, IMF 4단계 졸업론 .. 외신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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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체제 졸업이 외환위기 극복을 뜻한다면 한국은 이미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예전같은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면 졸업이란 영원히 없을 것이다"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이 독특한 "4단계 IMF 졸업론"을 펴고 있다. 이 장관은 2일 외신기자클럽에서 99년 경제정책방향에 관한 외신기자회견을열고 IMF 졸업시기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먼저 "IMF 졸업의 의미를 외환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가 회복되는 것으로 규정한다면 이미 졸업장을 손에 쥐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가용외환보유액이 5백억달러 넘어서고 실물경제도 바닥을 치고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재 경제동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2단계로 그는 "IMF 자금 지원이 마무리되는 시기라고 본다면 졸업시기는 2000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3단계로 "IMF 졸업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 옮겨 가는 것을 뜻한다면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쯤이 돼야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흐름에 맞는 체질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의 4대 구조개혁이 이 때쯤에 완성될 것이라는 견해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장관은 "그러나 IMF 졸업을 예전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으로이해한다면 졸업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개발독재 시대의 고성장정책, 밀어내기식 수출드라이브 정책, 금융과 기업그리고 정권간 3자유착 등이 총체적으로 빚어낸 "거품경제"는 더 이상 있을수 없다는 뜻이다.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과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지 않고서는시대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기업지배구조 개선위원회를 발족시켜 기업 경영의 모범적인 관행을 담는 경영헌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영헌장에는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관행 등에 대한 모범적 내용을 담아 각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준수를 결의토록 할 예정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