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의 주식투자 길라잡이] '거래중단'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에는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하락 추세에 들어 있을 때에는 조그만 악재에도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년 10월 이후 유지되던 주가상승세가 금년 1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약세로 돌아서자 투자자들의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하룻 동안에 오르내릴수 있는 상.하한가 폭이 각각 15%나 되는 바람에 투자심리 측면에서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의 경우 1987년10월 "암흑의 월요일(Black Mondat)"에 주가가 대폭락을 하여 그날 하루 동안의 하락폭이 이전 6개월 동안의 상승폭을 까먹은 적이 있다. 그 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서킷 브레이크" 제도를 도입해 주가 급락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현재 거래소에서는 시장 전체종목에 대한 거래중단과 개별종목에 대한거래중단으로 나누어 시행하고 있다. 첫째, 종합조가지수가 전날의 종합주가지수보다 10%이상 하락하여 1분동안 지속될 때에는 주가시장의 모든 종목의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거래가 중단된지 20분이 지나면 거래를 다시 재개하게 된다. 그런데 주가 급락으로 거래를 중단시키는 것은 그날 처음 발생했을때 한 번만 적용한다. 후장이 끝나기 40분전인 오후2시20분부터는 이러한 사유가 발생해도 거래를 중단시키지 않는다. 둘째, 풍문이나 보도 등과 관련해 주가나 거래량이 급변하거나 장이 열리기 전에 급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종목의 거래를 중단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 부도발생이나 은행거래정지, 영업활동의 정지, 파산.해산 또는 회사정리절차개시 신청 등에 관한 루머가 이에 속한다. 여기서 해당 종목의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을 정도의 주가 급변이란 상.하한가 부근까지 주가가 움직이거나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거래량 급변의 판단은 최근의 일평균거래량 수준과 비교해 결정하게 된다. 이때 거래중단사유에 대한 조회 결과를 전장이 끝나기 전에 공시하면 후장부터, 전장이 끝난 후 공시하면 다음 날 전장부터 거래를 재개하게 된다. 또 장 중에 거래가 폭주하여 신속하게 거래를 성립시킬 수 없다고 인정되는 종목도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