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산책] '골프장 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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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홍열 덕담은 우리 민족 전래의 미풍양속의 하나이다. 특히 해가 바뀌는 정월 초하루에 어른들은 세배를 드리는 아랫 사람에게 세뱃돈을 주면서 하는 일이 잘 되라고 빌어준다. 아랫 사람은 웃분들에게 건강하시라고 기원한다. 새해 인사를 하는 중에 가족이나 가까운 이웃끼리 주고받는 덕담에는 한 해의 길흉과 화복이 모두 깃들어 있다. 상대가 기원하고 바라는 일이 성취되기를 진심으로 빌어주면 성공하게 된다고 믿는다. 말에 깃든 영험을 믿는 언령사상의 영향이다. 잘한 말 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고 하였다. 험담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수 있는 것처럼 좋은 말 한마디는 아무리 나쁜 사이라도 화해 시킬 수 있는 것이다. 골프는 마인드콘트롤이 필요한 운동이기 때문에 무례하거나 신경을 거슬리게하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플레이를 완전히 망쳐놓을 수 잇다. 심지어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도 골프장에서 던진 말 한마디 때문에 기분이 상하여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반면 골프장에서 하는 덕담 한마디는 아무리생소하고 어색한 사이라도 플레이를 재미있게 하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서로를 친숙한 인간관계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골프를 할 때 남이 미스샷을 하면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이 나오게 되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자기의 굿샷과 남의 미스샷을 비교하게도 된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이 골프를 할 때에는 하루 저녁에 18군데의 도원경을 더듬어 보는 것과 같은 여유를 갖고 해야 한다. 샷 하나하나에, 한두타 점수에 일회일비할 이유가 없다. 상대방에게 신겨을 거슬리는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미스샷을 햇을 때에 창피한 마음을 달래주는 말 한마디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만든다. 좋은 플레이를 보여 주었을 때에는 아낌없는 칭찬으로 상대방과 기쁨을 같이 나누어야 겠다. 남들이 미스 샷을 했을 때에 인생지사 새옹지마, 구화지문, 기사회생,권토중래같이 격려하는 덕담으로 위로하는 것을 잊지말자. 이런 자세는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