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정부서 인수한 김포매립지

동아건설 김포매립지 3백72만평을 정부에서 6천3백억~6천4백억원에 매입키로 한데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반응이 엇갈리는 것 같다. 당초 1조2천1백억원을 제시했던 동아건설측은 공시지가(9천5백94억원)의 66% 수준으로 결정되자 다소 불만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정부내에서도 재경부.금감위쪽과 농림부간에 매입가격을 둘러싼 이견이 없지 않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어쨌든 이 땅을 정부에서 매입한 것은 현실적으로 달리 해결책이 없는만큼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다른 대기업그룹 등에서 이 땅을 살 수 있는 여건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처리를 무작정 미룰 수 있는 형편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용도변경 여부에 따라 땅값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 땅 매각은 자칫 특혜시비등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매입하는 것이 그런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진행중인 금융및 기업구조조정 측면에서도 그렇다. 동아건설 정상화는물론 담보권자인 서울은행 사정을 봐도 이 문제는 하루빨리 매듭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시점에서 정부가 매입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서울은행 인수자인 홍콩상하이은행(HSBC)그룹이 부실채권을 정부에 넘길게 자명하고 보면 이 땅은 결국 정부가 맡아 처리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기도 하다. 가격문제는 모든 거래에서 다 그렇듯이 합의가 있기까지 파는 쪽과 사는 쪽 주장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농림부가 작년에 주장했던 "현가"와 지금 매입가격 산출근거로 제시한 현가가 다르다는 것도 그런 점에서 탓할 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용도변경만 이루어진다면 값이 크게 달라질 땅인만큼 동아건설이나 서울은행, 또 은행입장을 생각해야 하는 재경부나 금감위쪽에서 불만을 보인 것도 그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겠으나 매립원가와 납부세액을 복리계산한 수준이면 무리는 없다고 본다. 농림부는 김포매립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다.당초 매립허가 당시의 용도대로 농경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던 만큼 지금 당장 택지나 상업용지로 개발하겠다고 나서기도 곤혹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6천억원이 넘는 엄청난 매입자금을 농진공에서 빠른 시일내에회수할 수 있게 하려면 용도변경은 사실상 불가피할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정부에서 아주 좋지 않은 유형의 땅장사를 하는 꼴이라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민간소유일 때는 농지로 밖에 활용할 수 없게 하다가 농지보전을 맡은 부처에서 인수하고 나서는 용도를 변경, 상업지나 주택지로 매각한다는 점에서 결코 좋은 모양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땅을 경제성있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본다.과거의 주장에 얽매여 농지활용이 불가능한 잡종지 등만 용도변경하는 것이 꼭 잘하는 일인지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