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아픈 교육 .. 정혜숙 <링크인터내셔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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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을 보면 그 나라를 가장 잘 알 수 있다고 했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도 참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불쑥 커진 키, 건강하고 윤기있는 얼굴, 거침없는 말솜씨, 당당한 태도, 자유로운 감정 표현. 지난 세대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많은 것들까지 이들은 아낌없이 누리고 산다. 그런데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마음은 그리 편치가 않다. 우리 고유의 문화나 가치관을 배우지 못했거나 배우기를 거부하는 듯한 몸짓을 하는 이들. 경제적인 풍요와 자유스러움으로 겉모습은 나날이 건강해 가는데 인간미가풀풀 느껴지는 내면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정작 마음을 두고 있지 않은 이들. 어른들은 이들을 보면서 뭔가 소중한 것을 잃고 있다는 안타까움에 애가 탄다. "동방 예의지국" 우리는 이제 이 말을 듣기가 부끄럽다. 예의범절과 존경심이 이미 수준 이하로 떨어진 요즘에도 우리를 이같이 불러줄 외국인이 있을까. 학생이 스승을 폭행하고 교정에서 스스럼없이 담배를 피운다. 유흥비를 벌기위해 부모를 살해하고 직장 상사에게 불손한 언행을 서슴지 않는 젊은이들도 있다. 이들에게 애교심이나 애사심을 이야기하면 "왠 고전"이냐는 핀잔을 듣는다. 콩 한알도 나누어 먹고 부부간에도 존대말을 썼던 우리 조상들. 스승의 그림자조차 감히 밟지 못했고 직장 상사는 어버이처럼 존경했던 우리의 아름다운 모습들. 이런 모습이 우리 젊은이들에게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누구를 탓할까. 굳이 "맹모삼천지교"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어디에 원인이 있는지 알 것이다. 페스탈로치는 "사람은 교육을 통해 사람답게 사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그간 우리 어른들이 이들에게 가르쳐온모습이리라. 잃은 것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가치관으로 무장한 훌륭한 젊은이들이 후세에 많이 배출되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인간에 대한 사랑과 정의롭고 착하게 사는 방법을 아프게 가르쳐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