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확률이야기) '퍼센트(%)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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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타율이 3할3푼인 A선수와 2할9푼인 B선수가 있다면 누가 더 우수한 선수일까. 3할3푼이 2할 9푼보다 높으니까 A선수가 더 우수하다고 하는 사람은 야구팬이 아닐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야구팬이라면 타율계산때 분모가 되는, 즉 기준이 되는 타석의 수를 물어볼 것이 틀림없다. 예를 들어 3할 3푼인 A선수는 9타수 3안타를 친 것이고, 2할 9푼인 B선수는 340타수 100안타를 친 것이라면 B선수다 더 우수한 것이다. 이처럼 기준이 차이가 많은 경우 단순히 타율만을 비교한다면 잘못된 판단을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퍼센트를 비교할 때도 단순히 퍼센트의 크기만으로 따져서 비교하면 안된다. 퍼센트를 계산한 기준의 크기가 비슷한 가를 알아보아야 한다. 기준의 크기가 다르다면 퍼센트를 비교할 때 주의해야 한다. 어느 회사의 사장이 "금년도 봉급인상을 일률적으로 10%씩 올리기로 하였다"라고 말할 때 이 말은 동일한 봉급인상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실제로 기준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봉급인상액수는 차이가 많은 것이다. 사원의 월급이 100만원이면 10%인상은 10만원이 되지만 사장의 월급이 1000만원이면 10%는 100만원이 되므로 인상액은 무려 90만원의 큰 차이가 나게 된다. A월간지는 상류층독자의 수가 B월간지보다 33%가 많다고 광고를 한다. 상류층에 속한 사람들이 A월간지를 더 많이 읽는다는 인상을 주는 말이다. 어떻게 해서 33%라는 숫자가 나왔느냐 하면 A월간지의 독자 중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은 40%이고 B월간지의 상류층독자는 30%이므로 그 차이는 (40-30)/30=0.33, 즉 33%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한 것 같지만 기준이 다른 경우에는 이렇게 퍼센트의 퍼센트를 계산해서 비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A월간지의 독자가 10,000명이라면 40%의 상류층 독자수는 4,000명에 불과하지만 B월간지의 독자가 200,000명이라면 그 30%는 60,000명이므로 훨씬 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B월간지를 읽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퍼센트를 비교하는 경우에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엉터리 결론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퍼센트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때 기준의 숫자가 같지 않다면 마치 짜장면과 승용차를 비교하는 것처럼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