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노트] (확률이야기) '스탈린식 통계'

예측을 하는 경우 퍼센트를 사용하여 예측이 아주 정확하다고 눈가림하는 속임수를 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작년에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올해는 1,100만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을 했다고 하자. 올해 영업을 한 결과 실제로는 1,05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면 예측의 정확도는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올바르게 계산한다면 100만원의 증가를 예측했는데 50만원만 증가했으므로예측의 정확도는 50%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50%의 예측의 정확도는 누가 보기에도 낮아 보인다. 이럴 경우 예측의 정확도를 크게 보이게 하려면 전체를 기준으로 퍼센트를 계산하면 된다. 즉 1,100만원의 매출을 예측했는데 1,050만원을 달성했으므로 정확도는 1,050/1,100=0.95, 즉 95%의 정확도를 달성했다고 우기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퍼센트 계산 방법이지만 사람들은 어떻게 퍼센트가 계산되었는지 잘 모르며 따지지도 않으므로 통할 수가 있다. 스탈린이 이용한 것도 바로 이런 속임수였다. 스탈린은 소련의 제1차 5개년 계획(1928-1932)이 끝난 후에 그 계획이 93.7%의 목표도달을 하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대내외적으로 선전했다. 그리고는 공산주의의 계획경제 체제가 매우 효율적이고 우월하다고 과시를 하였다. 그러나 유진 라이온스(Eugene Lyons)가 그의 저서 "잃어버린 노동자의 천국 (Workers" Paradise Lost)"에서 지적하였듯이 93.7%의 목표달성률은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았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철강생산의 경우 4백20만톤에서 5년 후에는 1천30만톤 생산을 목표했는데(6백10만톤의 증가예측) 실제로는 5백90만톤의 생산에 그쳤다. 따라서 목표달성률은 실제 증가한 양(5.9-4.2=1.7)을 목표 증가량(6.1)으로나눈 28%가 정확한 수치. 스탈린은 1천30만톤 목표에 5백90만톤을 달성했으므로 목표달성률은 5.9/10.3, 즉 57%를 달성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런 식으로 한다면 철강생산이 하나도 증가하지 않았어도(4.2) 목표달성률은 4.2/10.3, 즉 약 40%가 될 것이다. 이러한 숫자놀음으로 경제성장을 부풀려야 했었던 사실은 공산주의 하에서의경제체제붕괴는 시간문제였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김진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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