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투명경영 .. 토니 헬샴 <볼보건설기계 사장>

토니 헬샴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경영방침 중 한가지가 "투명성"이다. 나는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투명성을 강조했고 이는 지금도 변함이없다. 투명성은 나의 경영키워드다. 이것은 재무, 즉 돈관리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나는 한국인 직원들이 책상 위에 내미는 결재서류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지출을 발견한 적이 있다. 이른바 접대비라는 것이다. 기업활동에 접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접대비는 좀 다른 용도에 과도하게 쓰여지는 것 같다. 이런 문제는 투명성의 기초에 해당하는 분야다. 투명성을 위해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다. 직원상호간에 대화가 막힘이 없고 기업활동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나는 부임하면서 의사전달단계를 대폭 축소했다. 용무가 있으면 누구든지 사장실 문을 두드리고, 사장 역시 할 말이 있으면 직원 책상으로 달려간다. 중역만이 내방을 들어온다는 원칙은 없다. 이같은 수직적 의사소통 뿐 아니라 회의 등 공동의 대화에서도 우리는 열린 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나는 이같은 투명성이 사원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이끌어낸다고 믿는다. 사원들이 수동적으로 시킨 일이나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열심히 하는것이야말로 투명성이 지향하는 고지다. 그런데 능동적인 자세는 동기부여만으로는 안된다. 여기에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메리트 시스템은 투명성을 유지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나는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궁극적으로 회사 안팎에서 신뢰가 배증되는 것을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볼보에 대한 신뢰가 탄탄해지는 것도 회사 내에서 투명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게 나의 믿음이다. 이렇게 되면 생산성이 오르고 회사는 발전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나 회사의 장래가 투명하게 눈으로 보일 때 능률이 오르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 회사들이 복잡한 의사결정구조와 정치사회적 특수성으로 인한 "불투명성" 때문에 치르는 과도한 비용을 알고 있다. 앞으로는 투명함 없이 경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