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혁명과 도전] 제1부 : (8) '인터넷, 미디어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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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미디어의 제왕으로 ] 인터넷은 미디어다. 기존 미디어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아주 강력한 미디어다. 인터넷이 음악을 비롯한 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폭발적이다. 문화산업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지켜온 TV조차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다. 케이블은 물론 공중파도 시청자와 광고를 인터넷에 빼앗기고 있다. TV가 출현직후 라디오를 압박한 것 이상으로 인터넷은 TV를 몰아붙이고 있다. 일부 TV업체들은 콘텐츠면에서 아직 인터넷에 압도당하지 않은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곧 불어닥칠 태풍이다. 지금 추세라면 수년안에 인터넷이 주도적 매체로 자리잡게 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 임박한 주도권 바뀜에 기존 미디어들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다. 메릴린치 보고서는 "인터넷이 기존 미디어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는 분석에서 대안을 찾는다. 인터넷에 잘 적응한 미디어는 커다란 기회를 갖게 될 것이란 게 보고서가 전하는 메시지다. 디지털 음악판매는 가장 유망한 전자상거래 분야다 =음악보다 인터넷의 혜택을 더 입을 전자상거래 분야를 찾기는 어렵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음악산업이 받게 될 가장 중요한 충격은 더 빠르고 효과적인 음악 배포 수단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음악 판매는 현물이 오가는 지금의 음반 배포방식을 보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적인 음반판매를 사라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디지털 음악판매는 음반업체들에게는 생산비를 낮출 수 있게 해주고 소비자에게는 획기적으로 싼 값에 음악을 소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음악은 현물 생산비용이나 포장 선적비용이 들지 않는다. 음악 판매에서 얻어지는 수익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음악판매 이익은 현재 테이프 한 개당 평균 4.7달러다. 앞으론 판매액의 거의 전부를 차지할 것이다. 생산및 출하비용이 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 음악상품은 전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수익성을 크게 높여준다. 인터넷을 이용해 음악을 팔면 매출이 는다고 해서 전시공간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의 무한한 전시공간은 새 음반들을 보다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시할 수 있게 해준다. 음반회사들은 전 제품을 담은 카탈로그를 고객에게 보여줄 수도 있다. 기술 발전으로 인터넷 음악 전송사업이 현실화됨에 따라 기존 음반회사로부터 떨어져 나온 선구적인 업체들이 전자 판매를 이용하고 있다. 아직은 인터넷을 통한 음악 판매는 전체 음반 판매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 비율은 급속도로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인터넷 시장조사 회사인 미디어메트릭스의 분석은 이를 뒷받침 해준다. 이 회사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 10대 인기 인터넷 쇼핑몰중 4개가 음악 판매 사이트였다. 시디나우(cdnow.com)의 경우 하루 방문객이 2백70만명에 달한다. 뮤직빌보드(Musicblvd.com)도 2백68만명이 날마다 찾는다. 아마존도 지난 98년 3.4분기부터 시디롬 타이틀을 팔기 시작해 단 몇달만에 최대 인터넷 음반판매 업체로 떠올랐다. 케이블 사업자가 전자상거래 중개인 =표준화된 케이블 모뎀의 개발은 고속 데이터 전송의 확산을 도울 것이 분명하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이런 케이블 모뎀을 탑재한 디지털 셋톱박스들을 널리 확산시킬 것이다. 케이블 모뎀을 장착한 컴퓨터도 퍼질 것이다. 현재 케이블망은 개방형 구조로 바뀌고 있다.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각 지방 또는 전국적 차원에서 전자상거래 사업을 벌이기위해 "케이블 인트라넷(intranet)"을 구축할 것이다. 케이블 인트라넷에는 지역사회의 조직(학교나 도서관)들이 연결된다. 케이블 이용자들은 이 네트워크 안에서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 있다. 케이블 인트라넷을 통해 음악이나 장난감 책등을 사거나 건강진단과 여행예약 같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규모 케이블 업체들은 급속도로 확산될 전자상거래의 이익을 누리기에 가장 좋은 위치에 서 있다. 이들은 각사의 서로 다른 사업부문들을 연결시켜 통합 서비스를 함으로써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워너를 예로 들자면 자사의 뉴스 채널과 케이블 시스템들을 통합해 운영함으로써 손님을 더 많이 끌어모으고 직접 발간하는 잡지나 책까지 판매 할 수 있다. 인터넷은 기존 미디어의 적이 아니다 =인터넷은 기존 매체가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들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 준다. TV는 방송시간이란 한계가, 신문은 종이에 옮겨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책이나 음반등 다른 미디어들도 실물의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인터넷 TV를 이용하면 방송은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대신 프로그램을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놓으면 된다. 시청자는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 파일을 골라 인터넷 TV로 틀어볼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뉴스에도 "9시 뉴스"란 이름 대신 "오늘의 뉴스:몇 시 몇 분에 업데이트됨"이란 이름이 붙을 것이다. TV는 인터넷과 결합함으로써 "양방향" 미디어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인터넷 TV를 보는 시청자라면 뉴스를 보다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을 땐 리모콘을 눌러 추가 정보를 내려받게 된다. 토론 프로그램이라면 시청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광고를 보는 중에 물건을 사고 싶으면 TV를 통해 주문을 할 수도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