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열지사 부부 '금품수수 사건'] '수사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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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주혜란씨 금품수수로 출발한 경기은행 로비의혹 사건이 수사시작 하룻만인 15일 임창열 경기지사의 사법처리쪽으로 급선회하자 대검찰청과 인천지검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하면서도 "옷 로비의혹" 사건처럼 국민의 의혹을 받게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인천지검이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임지사가 참고인 신분이 될 수 없을 것 같다"며 "피의자 신분"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자 기자실은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했다. 이는 임지사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임 지사는 당선 직후 경기은행 퇴출 저지를 위해 동분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는 퇴출대상 은행들이 정상절차에 의해 생존을 도모하기보다는 정치권과지역정서를 통한 집단압력에 희망을 걸고 있던 시기. 이런 상황에서 임 지사는 도내 기업인 등이 모인 자리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은행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때문인지는 알 수없으나 경기은행은 한때 퇴출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당초 이번주초쯤 경기 동화은행 등 5개 퇴출은행 임원들에 대한 비리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연기돼 그 배경을 둘러싸고 갖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신승남 대검차장은 이날 "수사발표 연기와 주혜란씨 사건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부인했다. . 서이석 전행장이 골프 가방에 돈을 담아 주씨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지면서 "뇌물전달 방법"과 "운반수단의 용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고 않지만 서씨는 골프가방에 1만원짜리 현금을 3억원 이상 채워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을 전달하면서 007가방이나 사과상자, 라면상자 등이 이용된 적은 많지만 골프가방이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는게 검찰 수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사과상자의 경우 1만원짜리 새돈으로 2억4천만원 정도가 들어가 신권과 구권을 잘 섞으면 정확히 2억원을 담을 수 있다. 지난 97년 정태수 전 한보그룹회장이 뇌물전달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방법이다. 라면상자는 신권으로만 1억2천만원이 들어가 "1억원 전달용"으로 알맞다. 007가방의 경우 1만원권 신권으로 1억원(헌돈은 7천만원)까지 채울 수 있는데다 사업상 만나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어 오래전부터 애용돼온 고전적 방법. 이에 반해 골프가방은 크기 및 필요에 따라 1억에서 3억원 정도의 돈을 다양하게 맞춰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검찰관계자는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