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분 많으면 기업수익 감소 .. KDI, 일본 사례분석 관심

부실기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은행대출의 출자전환이 늘고 간접투자가 급증하면서 금융기관의 기업지분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이 커지면 기업경영활동과 수익성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자료를 보면 6월말 현재 금융기관은 48개 워크아웃기업에 출자전환 또는 CB(전환사채) 전환의 형태로 3조6천억원 상당의 지분참여를하고 있다. 또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는 기업주식규모가 상당규모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기업구조조정이 급류를 타면서 당분간 심화될 것같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이와관련, 일본의 경험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아 관심을 끈다. KDI는 지난 82~92년간 일본의 제조업분야 상장회사 7백72개사를 분석한 "기업의 소유구조가 인센티브와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금융기관의 기업소유집중및 지배력이 커질수록 기업수익성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금융기관은 기업의 대주주라는 점을 악용해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 주면서이자율을 높게 책정하거나 기업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돈을 빌려 사용토록유도하고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담당하면서 높은 수수료를 받는 등 다양한방식으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조건이 일정할 때 금융기관의 기업소유지분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기업의 총자산수익률은 평균보다 1.2%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의 기업주식 소유지분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경영자의 보수는 기업의 성과와 관계없이 증가해 금융기관 소유지분 1% 증가시 경영자보수 0.64% 증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차입금에 대해 기업이 지급하는 평균이자율이 증가할수록 경영자의 보수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함께 금융기관 경영자들은 퇴직후 기업의 이사로 채용되는 경우가 많아 자신들의 미래보수를 높이기 위해 기업경영자의 보수를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부실기업정리 과정에서 은행대출의 출자전환 등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소유지분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금융기관과 기업 경영자의 담합을 막기 위해서는 소액주주 권리 보호를 위한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