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레저] (드라이브 코스) 경기 남양주 '양수/능내리'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곳에 닿는다. 한강 물줄기가 두 갈래로 갈려 북한강, 남한강으로 나눠지는 양수리. 아침 저녁으로 부는 서늘한 바람이 왠지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면 차 머리를 돌려 훌쩍 그곳으로 떠나라. 사랑에 빠진 이, 사랑을 꿈꾸는 이, 어쩌다 사랑을 잃어버린 이들이 모두 그 강가로 끄덕끄덕 모여든다. "불혹을 넘어서/난데없이 사랑을 배운다/모자란 버스 삯을 얼굴 붉히지 않고 내던 날/부끄럼도 모르는 채/이팔청춘 같은 사랑을 느꼈다/그날 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사랑인 듯 몸살인 듯 몸 부여안으니/그리는 정에신열은 뜨겁지만/멀리 있는 이에게로 가는 눈이 맑아지던 것을/.../동에서 서로 흐르는 한강 따라/나의 그리움 역시 강동에서 강서로 간다/그대 향한 그리움에 더없이/아릿하게 저며오는 아픔은 견딜만하고/훗날, 깊은 상처에는/꽃이라도 필법하여/늦게서 새롭게 사랑을 배우고자 한다" 전형적인 강변마을인 양수리 마현부락은 여느 강변 마을과 다른 지형을이루고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밤나무와 버드나무 우거진 숲 사이로 펼쳐지는 안개에 쌓인 강변 풍경은 말할 수 없이 그윽하고 환상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그 풍경 속에 잘 어울리는 저녁바람이 부드럽다. 아뜨리 몽로 유테르피 목마루 청산의 향기 강여울 등 소박하고 정겨운카페들이 곳곳에서 연인들의 발목을 붙잡기도 한다. 늦은 날의 연가를 노래한 시인 황명걸도 그곳에서 터를 잡고 있다. 무엇보다 마현마을이 정겹고 따뜻하게 와닿는 것은 이 나라의 큰 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사당, 묘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생가와 사당은 근래에 새로 지어 그다지 옛 분위기를 느낄 수 없지만 다산의 고고한 인품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다산유적지는 90년 4년여에 걸친 복원작업을 마무리 짓고 일반인에게 개방되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정약용은 조선후기 실학을 완성하고 "목민심서""흠흠신서" "경세유표" "여유당전서"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기념관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에 자리잡은 단아한 목조 건물이 생가인 여유당이다.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낸 전통 양반집으로 33칸 기와집이다. 왼쪽에 있는 사당을 지나 야트막한 산에 오르면 부인과 합장한 다산 선생의묘가 자리잡고 있다. 묘 앞에는 상석과 비석이 서 있으며, 묘역 주변은 공원처럼 다듬어져 있어근세 조선의 선구자였던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팔당댐과 양수리 사이에 있는 능내리에는 조선 초기의 명외교관이었던 서원부원군 한확의 묘가 있다. 마을 입구 왼쪽 언덕에 있는 묘소에는 웅장한 신도비가 서 있다. 조선조 성종의 모후 인수왕비의 아버지인 한확은 세종 때 병조판서를지냈고 세조가 단종에게서 왕위를 찬탈했을 때 명나라에 사은사로 다녀오다황해도 장단에서 57세로 객사했다. 이준애 ----------------------------------------------------------------------- [ 둘러볼 만한 곳 ] 양수교를 건너 양평으로 향하면 경기 제일의 명산으로 불리는 용문산이 기다린다. 용문산에 안긴 신라고찰 용문사도 들러볼 만하다. 절 자체는 옛 모습을 잃고 초라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용문산의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계곡이 마음을 끈다. 특히 절 마당에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고목으로 꼽히는 은행나무가 있다.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신라 경순왕의 왕자 마의태자가 직접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높이 61m, 둘레 10여m, 동서로 뻗은 가지가 26m, 남북으로 뻗은 가지가 또 그만큼 된다.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가 이 은행나무에 당상직첩을 내리고 봄 가을 두차례 제사를 지내 신령목처럼 보호되어 있다. [ 식사는 어디서 ] 마현마을의 터줏대감격인 황토마당(0346-62-8087). 강변 마을의 작은 음식점에서 출발했으나 지금은 대규모 음식점으로 발전했다. 장어구이 매운탕 닭볶음탕 등이 주메뉴로 독특한 양념이 많은 것이 손님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비결이다. [ 어떻게 가나 ] 서울에서 망우동을 넘어 구리시 교문 사거리를 지나 도농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국도 6번을 탄다. 도농 삼거리에서 팔당댐까지는 약 15km. 혹은 워커힐 강변로에서 팔당댐으로 빠지는 샛길을 이용한다. 팔당댐에서 다산유적지 입구까지는 3km. 굴다리 아래에서 우회전해 1.5km 들어가면 다산유적지 주차장에 이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비둘기호(오전6시~오후4시)를 타고 능내역에 내린다(하루 2회, 소요시간 40분). 역시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좌석버스(166번,8번)를 이용해도 된다(5시30분~오후10시, 1시간 소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