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 골프칼럼] '볼 없는 곳'에 해답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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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가 지방의 아주 한적한 곳에 근무하게 됐다. 직장 근처에는 초라한 골프연습장이 하나 있었다. 집을 떠나 홀로 살아야 했던 그는 "이 기회에 골프나 배우자"며 그 연습장을찾았다. 연습장엔 먼 옛날 프로생활을 했다는 늙은 교습가가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는 그 노인으로부터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늙은 교습가는 도무지 볼을 치지 못하게 했다. K가 할수 있는 연습이란 매트위에 삐죽 나와 있는 "고무 티"만을 치는 것이었다. 다시말해 볼 없이 빈스윙만 하는게 연습의 전부. 한달쯤 지나 좀이 쑤신 K는 몰래 볼을 한번 쳐보았다. 그러다가 교습가에게 발각당한 그는 아주 호되게 야단을 맞았다. 손님도 별로 없고 레슨 받는 사람도 없는 곳이라 그 교습가는 자리를 꼬박 지키며 K의 빈스윙 연습을 감시했다. K는 무려 석달동안이나 그 지루한 연습을 계속했다. 1년후-K의 스윙은 프로보다 아름다웠고 거리도 프로만큼 났다. 그는 불과 1년반만에 완벽한 싱글핸디캡 골퍼가 됐다. 이상의 얘기는 실화이다. 볼이 눈앞에 보이면 그 볼로인한 욕심으로 스윙이 변한다. 그러나 볼이 없으면 그 무욕으로 인해 최고 스윙이 굳어진다. "골프는 볼을 치는 운동이지만 그 골프에서 어떤 해답을 얻으려면 볼 없는 연습이 최고일지 모른다"는 의미. 스윙변화등 획기적 전환점을 얻고 싶은 골퍼들은 위 스토리에서 최적의 방법을 구할수 있을듯.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