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산책] 느린 걸음
입력
수정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은 불만 투성이다. 좀 더 딱 부러지게 얘기를 해줬으면 좋을 텐데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해선 패를 보여주지 않으니 갑갑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이란 결국 공적자금 투입을 지칭한다. 입으로는 불만을 쏟아내지만 패를 보여주지 못하는 정부의 속사정을 헤아릴 줄도 안다.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대목도 읽고 있다. 그런 복잡한 심리상태가 느린 걸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팔자"를 줄여보고, 국내기관은 "사자"를 조금씩 늘려본다. 주변상황도 그렇지만 가파른 언덕을 오르기 위해선 처음에 느린 걸음이 필요하다. 느린 걸음은 여러모로 좋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