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리더 '발벗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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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리더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모임도 부쩍 잦아졌다. 안병우 중소기업특위위원장, 박상희 기협중앙회장, 한준호 중소기업청장,박삼규 중진공 이사장 등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 대우사태에 따른 협력업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 이들은 지난 6월부터 매달 한차례씩 만나 중소기업 문제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4개 기관장이 이같이 자주 모이는 것은 과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이들 가운데 정부를 대표하는 안병우 위원장(장관급)과 민간을 대표하는 박상희 회장의 움직임이 특히 눈에 띈다. 안 위원장은 매주 금요일 중소기업회관에서 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자금 인력 기술 등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듣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남동공단과 경기 북부지역 등 중소기업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찾아다닌다. 전국 12개 시도에 설치된 중소기업 민원실은 단골코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체계적인 지원. 한국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다양하다. 각종 정책도 마찬가지. 다양한 기관과 정책이 중소기업을 효율적으로 도울수 있도록 체계를 확립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박상희 회장은 세계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21세기를 앞두고 중소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것. 중소기업 대표와 주한 다국적기업 경영자간의 모임을 주선하는가 하면 내달에는 30여명의 협동조합 이사장들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세계중소기업자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현지로 떠난다. 첨단 경영의 조류를 파악하자는 것. 중국 베이징과 브라질 상파울루에 기협 지회를 설립했고 연내에 미국의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지회를 만들기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는 교포기업인을 연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출과 글로벌화를 최대한 돕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중소기업자대회에는 국내외 중소기업 관계자 5천명을 초청한다는 웅대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교포 중소기업인 1천5백명도 포함돼 있다. 개막식 연사로 세계적인 스타기업인으로 떠오른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을 초청했다. 뉴밀레니엄의 길목에서 리더들의 행보와 역량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들의 발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