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삼 '동양의 비아그라'..한-일고려인삼학술대회
입력
수정
"오장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경기를 멈추게 하고 눈을 밝게 하고 머리를 지혜롭게 하며 오랫동안 복용하면 수명을 연장시킨다" 서기 400년대에 중국 양나라 도홍경이 지은 "신농본초경"에 나온 인삼의 효능이다. 인삼은 이처럼 예로부터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 왔으나 그 효능의 범위와 구체적인 약효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매년 인삼의 새로운 효능에 대해 각종 연구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인삼연초연구원은 30일 서울 호텔롯데월드에서 일본 약용인삼연구회와함께 "99 한.일 고려인삼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한.일 학자들이 인삼의 새로운 효능에 대한 15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삼은 비아그라 =고려홍삼이 발기부전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연세의대 최형기 교수팀은 한국과 중국 싱가포르인을 대상으로 홍삼의 발기부전 치료효과를 실험한 결과 발기력증진이나 성행위빈도, 만족도 등이크게 향상됐다 밝혔다. 최 교수팀은 한국인 25명과 중국인 20명, 싱가포르인 19명 등 모두 64명의발기부전 환자에게 3개월간 홍삼과 가짜약(위약.placebo)을 투여한 뒤 면담과 설문지로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비교실험을 했다. 실험 후 설문을 통해 객관적 변화를 조사한 결과 홍삼을 복용한 환자 가운데 72.9%가 발기력 증진, 64.9%가 성행위 빈도증가, 62.1%가 만족도 향상 효과를 얻는 등 전체의 70.2%가 발기부전 치료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짜약을 투여받은 환자는 33.3%만이 발기력 증진효과를 봤다고 답했으며 성행위 빈도증가 37.0%, 만족도 증가 29.6 등 전체적으로 25.9%만치료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환자 자신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홍삼의 발기부전 치료효과는 객관적 조사결과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주관적 평가에서는 75.7%가 발기력 증진, 70.3%가 성행위 빈도증가가 있었다고 답하는 등 전체의 75.7%가 발기부전 치료효과를 인정했다. 한편 인하대 서준규 교수팀도 당뇨병을 유발한 쥐에 홍삼을 장기간 투여한결과, 발기력이 보존되는 효과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일반적으로 발기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압강하 =홍삼에서 추출한 사포닌의 혼합물인 진세노사이드가 혈압 강하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김낙두 교수는 진세노사이드가 혈관의 내피세포에 작용해 일산화질소를 분리하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콜레스테롤을 8주간 먹인 토끼와 진세노사이드와 콜레스테롤을 함께 투여한 토끼를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콜레스테롤만을 먹은 토끼의 대동맥은 혈관이완에 장해를 받았으나 진세노사이드를 투여한 토끼는 정상과 다름없었다. 또 혈장 콜레스테롤 농도도 변화가 없었다. 김 교수는 진세노사이드가 고혈압 협심증 혈전증 등 심혈관 질환의 예방및치료에 유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충남의대 전병화 교수도 홍삼의 혈압강하 작용이 주로 사포닌에 기인한 것이라는 실험결과를 발표한다. 독성제거 =고려홍삼의 물추출물인 KRG-WE가 다이옥신의 독성을 줄이고 정자의 질을 개선하는데 효능이 있음이 입증됐다. 충북대 김시관 교수 등은 다이옥신을 투여한 쥐들은 18일만에 모두 사망했지만 다이옥신과 함께 KRG-WE를 투여한 쥐들은 생존율이 높을 뿐 아니라 번식력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KRG-WE를 지속적으로 투여한 쥐에게서 태어난 새끼의 사망률은 그렇지않은 쥐들에 비해 훨씬 낮았다. 정자수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정자의 운동량에서는 KRG-WE를 지속적으로 투여한 쥐가 월등히 좋았다. 면역체계 강화 =AIDS 감염자에게 홍삼을 장기간 복용시킨 결과 CD4+가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에이즈 치료제인 ZDV와 홍삼을 함께 복용시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울산의대 조영걸 교수팀은 AIDS 감염자 11명에게 홍삼을 30개월이상 장기복용시킨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AIDS 감염자가 ZDV만을 6개월이상 복용했을 경우 내성이 나타나 CD4+가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AIDS 치료제 20여종에 모두 나타나는 현상이다. 조 교수는 "이같은 실험결과는 홍삼의 장기복용이 AIDS 감염자의 면역기능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기타 =오이타 의과대 사카다 교수 등은 고려홍삼이 원인이 불분명한신경증에 큰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종 자각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홍삼을 투여한 결과 불안.공포감, 초조감, 의욕저하 등의 정신적 영역의 증상이 75.3%나 치료됐다고 밝혔다. 또 정신적 증상을 가진 군과 정신적 증상이 없는 군으로 나누어 조사를 한결과 소화기계 영역(식욕부진 복부불쾌감 구토 설사 등)에서는 정신증상이 없는 군이 65.2%의 치료율을 보인 반면 정신증상군은 80.3%의 치료율을 기록했다. 순환기 영역에서도 각각 40.0%와 75.0%를 보여 각 영역에서 정신증상 군이모두 높은 치료율을 보였다. ----------------------------------------------------------------------- [ 약초 ''인삼의 신비'' ] 인삼은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보혈강장제로 널리 알려진 약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인삼은 "고려인삼"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에 비해 고가로 팔리고 있다. 물론 외국에도 인삼이 있다. 네팔지역에서 나는 히말라야삼, 미국 동부에서 나는 미국삼, 중국의 전칠삼,일본의 죽절삼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뿌리가 사람 모양인 인삼은 우리나라밖에 없으며 약효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인삼은 산에서 나는 자연생이었으나 점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인공재배도 이루어졌다. 인삼은 여러가지 말로 불린다. 산양삼 산삼 장뇌 등은 재배방법에 따른 것이고 홍삼 수삼 백삼 등은 제조및 가공방법의 차이에 따른 명칭이다. 산양삼 장뇌 등은 인위적으로 산에 인삼씨앗을 뿌리거나 묘삼을 옮겨심어 재배한 것이다. 자연적으로 자생하는 인삼은 산삼이라고 하는데 이는 매무 드물게 발견된다. 수삼은 밭에서 재배한 인삼이다. 보통 심은지 4~6년후 가을에 채굴한다. 수삼은 저장이 어렵기 때문에 가공을 하는데 그 방법에 따라 대표적으로 백삼과 홍삼으로 나눈다. 수삼의 껍질을 벗겨낸 후 건조시킨 것을 백삼이라고 하고 그 형태에 따라 직삼 반곡삼 곡삼으로 나눈다. 또 껍질채 증숙, 건조시켜 만든 것을 홍삼이라고 한다. 홍삼은 조직의 충실도 크기 형태 등 품질에 따라 천삼 지삼 양삼으로 등급을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홍삼은 백삼보다 오래 저장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홍삼과 백삼은 성분과 효능에서도 차이가 있다. 홍삼은 증숙과정에서 진세노사이드가 열분해되어 부분적인 구조변화가 일어나 백삼에는 없는 사포닌이 생겨난다. 사포닌은 항암 효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별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인삼의 사포닌 종류는 30여종으로 미국삼 14종, 전칠삼 15종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최근에는 폐놀계 화합물, 폴리아세틸렌, 알칼로이드, 당단백질, 산성 펩티드, 산성 다당체 등 인삼의 성분에 대한 효능을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나와 고려인삼의 신비를 더해주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