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면톱] 은행 신탁손실 '제살 깎기'..은행전체 부실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의 분리를 앞두고 은행이 신탁부문에서 입은 손실을 은행으로 떠넘겨 은행을 부실하게 만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고객들이 최근신탁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자 만기분을 재예탁하지 않거나 아예 중도환매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은행신탁계정의 자금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금감원은 유동성확보를 위해 금전신탁에 편입된 자산(채권, 대출 등)을 빼내 팔 수 있도록 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대우채권, 워크아웃기업 채권, 리스채 등의 부실채권을 빼내 고객에게 확정금리를 주는 개발신탁에 넘기고 있다. 개발신탁고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금전신탁의 유동성부족을 보전해주기 위한 임시방편인 셈이다. 개발신탁은 고객에게 확정금리를 주는 상품이기 때문에 다른 신탁계정에서부실채권을 넘겨 받으면 손실이 나고 그 손실을 은행이 부담할수 밖에 없다. 개발신탁배당률(이자)은 연 10-11%다. 신탁상품 고객들을 위한 이같은 조치가 은행 전체를 부실하게 만들어 주주들이나 예금자들이 엉뚱한 피해를 입을 공산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당초 신탁부문이 은행의 부실을 부추기지 않도록 올해부터 개발신탁의 판매를 금지하고 내년부턴 아예 신탁사업부를 분리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러나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신탁부문이 부실여신과 함께 은행에 짐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대안으로 신탁상품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보통 1년이상인 신탁상품의 만기를 6개월로 단축시켜 달라고 금융당국을 조르고 있다. 금전신탁은 9월말 현재 1백35조원으로 두달새 6조원 가량 감소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