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옷과 밥과 자유'

공중에 떠다니는 저기 저 새여 네 몸에는 털 있고 깃이 있지. 밭에는 밭곡식 논에는 물메 눌하게 익어서 숙으러졌네. 초산 지나 적유령 넘어 선다. 짐 실은 저 나귀는 너 왜 넘니? 김소월(1902~1934) 시집 ''진달래꽃'' 에서 ----------------------------------------------------------------------- 낭만적인 사랑을 주로 노래했던 한의 민요시인 소월이 옷과 밥과 자유 없는아픔을 노래한 시다. 헐벗고 굶주리고 자유 없는 식민지 백성에게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새도 논과 밭에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곡식들도 야속하기만 하다. 적유령은 북쪽 오랑캐가 넘어온다는 국경 부근의 고개. 지금 시인은 옷과 밥과 자유를 찾아 그 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중일 터이다. 그 고달픈 시인의 얼굴 위에 절뚝이며 걷는 나귀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