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신벤처시대 : 유형별 성공스토리 .. '괴짜형'

벤처기업가들중에는 행동이나 말투가 "튀는" 사람들이 많다. 벤처기업의 속성이 "모험"이란 점에서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일에 파묻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스타일이 배어나오는 것이다. 이른바 "괴짜형"으로 불리는 이들 벤처기업가들은 오히려 독특한 스타일이 성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용 소프트웨어업체로 이름을 날린 비트컴퓨터의 조현정(42) 사장이 대표적이다. 조 사장은 한마디로 "형식"을 매우 싫어한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틀을 과감히 벗어날 때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스스로도 일하는 스타일이 파격적이다. 그래서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조 사장은 한가지 일만 하지 않는다. 언제나 서너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한다. 전화를 받으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동시에 앞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주위에서는 그래서 조 사장을 "멀티태스킹(Multi-Tasking)형 인간"이라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조 사장은 대학(인하대 전자공학)시절학교내 연구실에서 교수 학생들이 가져온 고장난 물건을 고쳐주며 학비를 벌었던 적도 있다.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인 제이앤제이미디어의 이진성(32) 사장도 괴짜기질이충분한 사람이다. 그는 최근 일간지 광고에서 슈퍼맨 복장으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다 젊은 사장답게 평소에도 "남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것보다 나의 주관대로 행동하고 실천하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동통신부품 제조업체인 KMW의 김덕용(42) 사장은 스타일보다는 독특한 경영방식에서 "괴짜형"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는 지난 96년 자신의 회사지분 12.5%(싯가 70억원)를 과감히 사원들의 복지비로 내놔 주위를 깜짝놀라게 했다. 그뒤에도 김 사장은 여러차례 사재를 털어 종업원에게 무상 분배했고 지난 9월에는 지분 10%를 추가 매각해 얻은 1백억원을 회사에 출연했다. 인트라넷 소프트웨어업체인 한국디지탈라인의 노명호(37) 사장은 시간이 나면 직원들과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겨루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다. "게임광"으로 불릴 정도로 컴퓨터게임을 좋아해 밤새워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