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외국인 순매수세 불붙었다 .. 매매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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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달라졌다. 지난달 29일이후 하루평균 1천억원이상의 한국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주가향방을 가늠할 풍향계가 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9월까지는 순매도로 일관했으나 완전히 달라졌다. 장세 영향력도 다시 커졌다. 매매패턴과 주체, 매매배경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순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직접 주문을 받으면서도 긴가민가 의심하던 외국계 증권사 영업관계자들은 서둘러 시각을 고쳐잡고 있다. 당분간 이런 매수세가 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추세적으로 산다 =최근 들어 하루평균 순매수금액은 1천억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런 대규모 순매수가 시작됐다. 4일엔 2천5백5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1월4일 3천8백35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이전처럼 찔끔찔끔 사는게 아니라 추세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지난 98년 상반기나 올해 상반기 한달 평균 많게는 1조원 이상씩을 순매수하던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한번 매수 발동이 걸리면 줄곧 사들이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외국인의 매매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주간기준으로 지난 10월중순 4.1%였던 매매비중이 이번주 들어 5.9%로 높아졌다. 달라진 매매주체및 배경 =미국계를 비롯, 영국계 투자자로 매매주체가 확대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한 영업관계자는 "일부 외국인은 추격매수에 나설 정도로 투자자 폭이 두터워졌다"고 밝혔다. ABN암로 아시아증권의 강기용 영업담당이사는 "한국투자비중이 아주 낮았던 뮤추얼펀드들도 주문을 내고 있다"며 "특히 유럽계 외국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매매패턴도 "몇몇 투자자들은 한두개 종목보다는 10개 이상씩 한묶음으로 주문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주체가 확산되고 매수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배경으로는 여러가지가꼽히고 있다. 우선 영국계 자금유입이 늘고 있는 이유는 오는 12월께 FT/S&P월드지수에 한국이 신규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 미리 한국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보여 환차익을 노린 자금이나 인도네시아 증시의 Y2K불안으로 빠져나온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대우문제등이 해결되고 있고 미국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게 가장 큰 호재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다. 전망 =ABN암로아시아증권의 강기용 이사는 "한국의 신용평가등급 상향조정 가능성, 경기회복세등으로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은행 증권주등 낙폭이 컸던 금융주로 매수세가 집중됐으나 철강 제지업종등 경기관련주로 옮겨붙고 있다는 점에서다. 단기수익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던 현대전자 현대중공업등으로도 매수추천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