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LOOK 2000] (3) 업종별 경기전망 : 철강/유화/조선/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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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 ] 내년 철강경기는 안정적인 국내 수요증가에다 수출가격 상승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요와 수출을 합한 내년도 철강 수요는 약 7.5%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 철강 수요와 생산은 97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 보면 98년에 34.7% 감소했던 내수는 99년 33.5%, 그리고 2000년 9.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98년에 55.8% 늘어났던 수출은 99년에 환율인하와 미국의 수입규제로 18.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수출은 동남아 등 수요회복에도 불구하고 철강업체가 내수 판매에 주력하고 선진국 수입규제가 이어지면서 2.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99년초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철강 수출가격도 내년에도 동남아와 유럽지역의수요 증가와 세계 철강업체의 대규모 합병으로 인한 가격 협상력 향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브리티시스틸과 네덜란드의 후고벤스가 합병하는 등 대규모 인수합병이 일어났다. 품목별로 보면 철근 형강과 강관은 점진적인 건설경기 회복과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철근과 형강의 경우 인천제철과 강원산업의 합병으로, 강관의 경우 동부제강과 연합철강의 강관사업 중단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열연코일의 공급부족은 200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냉연강판과 석도강판은 안정적인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설비증설에 따른 생산증가로 판매경쟁이 심화되고 원재료인 열연코일 구득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가치가 상승할 경우 수출채산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 유화 ] 세계 석유화학 경기 사이클은 7~9년의 주기를 갖고 있다. 92년 시작된 경기 상승 곡선은 94~95년 고점을 통과한 이후 하강, 올해 바닥세를 지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순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02년~2003년이면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세계 유화업체들이 신증설을 자제해 앞으로 3~4년간 전세계적으로 수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유화 경기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의 경우 최대 시장인 중국이 자국내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 10년이상 유화제품 수입을 늘려갈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 유화제품 관세를 낮춰야 해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으로선 호재다. 올 국내 유화 생산은 경기회복으로 전기전자 등 연관산업 수요가 늘어나면서지난해보다 9.0% 늘어난 1천4백59만t(합성수지 합섬원료 합성고무 등 3대제품기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9백47만t으로 23.1%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수출은 내수 증가에 따른 여력 감소로 5.5% 줄어든 6백31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생산은 올보다 5.0% 늘어난 1천5백33만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는 9백97만t(5.3%), 수출은 6백59만t(4.4%)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유화업체들의 채산성은 제품 가격 수준에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핸 여름 이후 제품 수출가격이 크게 올라 원유가 상승에 따른 나프타가 급등을 어느정도 보완했었다. 업계는 내년에 유가가 안정세를 찾고 제품가는 강세를 보여 채산성이 나아질것으로 보고있다. [ 조선 ] 조선산업은 대일 경쟁력의 우위가 지속되고 고부가가치선의 수주가 늘어 내년에도 호조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 조선산업은 지난 93년에 이어 두번째로 일본을 제치고 수주량 세계 1위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주량 절대액은 1천만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조선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일본을 계속 제치고 선두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엔고가 지속되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2년 연속 한국이 조선수주에서 일본을 앞서는 국면이 계속되면 일본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는 수십개로 이뤄져 있는 조선소들을 대거 합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일본선사로부터 컨테이너선을 대량 수주한 것은 이같은 위기감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이같은 국면이 금방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내 조선소들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내년도 선주사들의 발주가 올해정도로 유지만 돼더라도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량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생산성의 지속적 향상, 삼호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등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연간 건조량은 99년에 비해 16.7% 증가한 1천50만t(총톤)에 달하고 수출도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 정유 ] 고유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도 정유 소비는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협회는 내년 국내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부문 수요증대로 석유 소비가 7억7천7백만배럴로 올해보다 6.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계는 또 정유 수출도 선박용 연료유와 고유황 벙커C유의 수요증가로 전년대비 2.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전체 정유 생산은 작년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석유 내수판매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아직은 국내 공급과잉으로 정유업계가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존의 석유수출입 사업자만 해도 내년에 제품 수입물량을 작년의 6배인 최소 1천만배럴 수준으로 크게 늘릴 계획이어서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유가를 구성하는 양대 축인 국제원유가와 환율 추세를 추정해보면 내년 국내 유가는 올해보다 약간 오를 전망이다. 내년 국제원유가는 배럴당 4달러이상 더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유가에는 60원 정도의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반면 대미달러 환율은 원화강세로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환율하락 요인이 국제원유가 상승요인을 상당부분 상쇄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기후변화협약과 같은 범세계적인 환경규제 등에 대처하기 위해 벙커C유의 소비를 줄이고 공급과잉 문제를 빚고 있는 LNG(천연가스) 수요증대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벙커C유에 대한 소비억제 정책은 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이럴 경우 산업용 연료수요는 벙커C유에서 LNG로 빠르게 전환된다. 두 유종간의 가격구조 개편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정유업계는 주장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7일자 ).